제15대 총선 고전하는 정치신인들 판세-왜 약세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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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자금이 없으니 조직도 없고,그러다보니 주변 사람들도 「당선되겠느냐」며 돈을 안갖다주고….』 서울양천을에서 국민회의 4선의원인 김영배(金令培)의원을 맞아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이두엽(李枓燁)후보의 푸념이다.KBS PD출신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무기로 정치신인들 가운데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李후보인데도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이런현상은 신인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신인들의 얘기를 종합하면▶낮은 인지도▶자금열세▶조직구성미흡▶현역에 유리한 선거법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처음 출마했으니 인지도가 낮은 것은 감수할 수 밖에 없다.민주당의 비자금스타 박계동(朴啓東)의원도 14대 총선에 처음 나섰을때 인지율이 4%에 불과했다고 한다.
벽보부착이나 유권자 가정에 선거공보가 배달되기 전인 지난주까지 신인들의 인지도는 대부분 10%미만이었다.
신인이 가장 많은 민주당측은 『양천갑의 서경석(徐京錫)후보같은 상품성있는 거물신인의 경우 인지도가 급상승중』이라며 『여론조사를 해보니 통상 2~3%,거물신인은 5%이상 인지도가 제고됐다』고 주장했다.
신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금문제.서대문을의 신한국당 백용호(白容鎬)후보는 『돈이 예상밖으로 많이 들더라』고 호소했고 동대문을의 자민련 권승욱(權承郁)후보는 자금열세를 제일의 고민으로 꼽으며 『아직 후원회조차 결성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과천-의왕의 김부겸(金富謙.민주)후보는 노량진 아파트를 1억5천만원에 팔아 과천에 6천만원짜리 세를 얻고 4천만원으로 선거사무실을 차렸다.그래서 그는 「선거비용 반쓰기운동」을 주창할정도.조직미비는 주로 야당과 무소속의 문제다.이 두엽후보는 『통책.반책을 조직적으로 구성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국민회의후보들도 『유권자들로부터 운동원들이 보이지 않는다는말을 듣는다』(金槿泰.도봉갑),『조직관리가 쉽지 않다』(韓基贊.양천갑,鄭漢溶.구로갑)고 말했다.
유세전에는 현역의원의 무더기 의정보고회 때문에 신인들은 상당히 고전했다.그래서 『현행 선거법은 악법소지가 짙다』(許泰烈.
신한국당.부천원미갑),『선거법을 지키면 병신된다』(趙誠俊.국민회의.성남중원)고 불만이 대단하다.결국 이같은 열 세요인들 때문에 신인들이 가장 큰 기대를 거는 것은 신인이기에 유권자들이갖는 호감 내지 호기심이다.중랑갑의 신형식(申亨植.민주)후보는그것을 『신비주의적 선거기법』이라고 규정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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