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00… 명문대에 가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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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초조함은 오히려 수험생들의 학습능률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앞으로 남은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입시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 선배들이 말하는 ‘수능 D-100 명품 학습전략’을 소개한다. 도움말을 준 임준엽(20·서울대 법대 1)씨와 김수진(20·여·숙명여대 약학과 1)씨는 온라인 입시사이트에서 수험생들을 위한 멘토로 활약 중이다.


속설에 얽매이지 않는 ‘마음가짐’

수험생들에게 ‘100’이라는 숫자는 압박감 그 자체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100일 전부터는 잠을 실컷 자야 한다’ ‘100일주(酒) 마셔야 합격한다’는 등 수험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온갖 속설이 나돈다. 그러나 속설은 속설일 뿐이다. 선배들은 “사람마다 실력이 다르고 공부 방법도 천차만별인 만큼 막판 공부법, 시간활용법도 같을 수는 없다”며 “근거 없는 소문을 믿고 따르는 건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씨는 “100일을 남기고는 달력도 보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것밖에 안 남았네’ 생각할 때마다 긴감감만 더한다. 긴장은 무리한 학습으로 연결되고, 결국 페이스 조절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시험날 컨디션에 맞춘다고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자서도 안 된다. 두번의 수험생활(재수)을 경험한 김수진씨는 “고3 때 9월 말부터 하루 8~9시간씩 잤던 게 패인이었다”며 “잠은 지금까지 자던대로,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만 자면 된다”고 말했다.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성적이 끝까지 간다’는 건 낭설이다. 김씨는 “남은 100일동안 자신이 공부했던 내용을 잘만 정리하면 성적은 오른다”며 “9월 성적이 잘 나왔다고 우쭐해서도 안 되고, 안 나왔다고 실망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철저한 일정관리가 관건

이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얼마나’ 공부하냐 보다 ‘어떻게’ 공부하냐가 중요하다. 우선 공부시간을 실제 수능시간에 맞춰야 한다. 오전에 시험을 보는 언어와 수리영역은 점심식사 전에 공부하고, 외국어와 탐구영역은 오후에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효율적이다. 임씨는 “생체리듬 못지 않게 중요한 게 두뇌회전 리듬”이라며 “수능 시험시간(오전 8시30분~오후 6시)에는 반드시 깨어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습계획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보다 약간 많은 분량으로, 기간은 최대한 짧게 쪼개서 짜는 게 좋다. 100일을 한달 간격으로 나눠 큰 로드맵을 정한 뒤 한달을 4주 단위로 세분화해 과목별 할당량(시기와 분량)을 배분한다. 주당 계획은 자신이 봐야할 책, 자습량, 숙제 등까지 포함해 매주 일요일 밤에 짜두면 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김씨는 “시간배분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시험범위 뒷부분은 소홀히 할 확률이 높다”며 “스케쥴표를 항상 지참하고 다니면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모르는 문제·내용을 점검하라

수능날이 다가오면서 수험생들은 ‘시험 1주일 전 도대체 어떤 내용을 보충해야 할 지’ ‘시험장에는 어떤 책을 가져가야 할 지’ 고민한다. 이들은 “모르는 내용만을 정리한 자신만의 노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시기부터 상당수 수험생은 문제풀이에 집중한다. 그러나 문제만 풀어서는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없다. 언어는 실제 수능과 평가원 모의고사, 시·도교육청 주관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취약유형과 모르는 어휘·개념을 정리해 둬야 한다. 수학은 어려운 문제, 틀렸던 문제를 골라 오답노트를 만들고 1주일에 한번씩 다시 풀어보면서 최고난도 오답노트를 따로 만들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외국어는 시험에 자주 나오는 문법과 어휘를 따로 정리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듣기평가 문제유형만 모아 다시 들어보는 반복학습을 해야 한다. 탐구영역은 자주 틀리는 주제와 관련된 개념을 과목별로 따로 정리하면 시험이 다가올 수록 그 활용도가 높아진다. 김씨는 “나만의 노트는 모르는 문제·내용이 있을 때마다 그때그때 관련 내용을 첨가시키는 게 좋다”며 “바인더 노트를 사용하면 교과서에 나온 순서대로 정리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체력이 자산이다. ‘과유불급’의 진리

수능은 마라톤이다. 마라톤 선수는 막판 스퍼트를 할 때도 자신의 체력과 지구력 등을 고려한 전략을 세운다. 수능에서도 전략없는 스퍼트는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임씨는 “단거리 선수가 마라톤을 못 뛰듯, 내신 공부하는 방식으로 수능을 준비했다간 낭패보기 십상”이라며 “이제부터는 컨디션 조절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시간씩은 꼭 자는 대신 깨어있는 시간에는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아침밥 먹는 습관도 들이는 게 좋다. 2007학년도 수능시험 당일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김씨는 “배가 고파지면서 긴장감도 고조돼 문제풀이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막바지 공부는 양이 아니라 질이다. ‘문제집 몇 권 풀었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풀고 어떤 방식으로 정리했냐’가 문제다. 새로운 문제집을 많이 풀기보다는 풀리지 않았던 문제를 다시 보고 왜 못 풀었는지, 어떻게 하면 풀릴지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임씨는 “문제풀이에만 집중하다 보면 안 풀어본 문제가 시험에 나올 경우 당황할 수 있다”며 “개념정리를 확실히 하고, 문제는 유형을 파악한다는 생각으로 풀어야 신유형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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