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半제품 요리 인기-바로미역.쌈다시마.생굴등 본격 상품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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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손은 하나라도 덜 가게.하지만 맛은 내 기호대로」.주부의 요리단계를 단축시켜주는 「반제품」이 등장,인기를 끌고 있다.
물에 불린 미역을 다시 말린 것으로 물에 금방 풀어지는 「바로미역」,굴 껍데기를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둔 「생굴」,해감을 토하게 할 필요없는 「참바지락」등이 그것.
번거로운 준비과정을 미리 해둔 이들 제품은 인스턴트 완제품과달리 조미가 돼 있지 않아 맛을 내는 데는 자연상태의 재료와 하등 다를 바 없다.
게다가 1백 단위로 소량판매하고 있어 여행할 때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가장 흔한 품목은 다시마.데친 후 소금에 절인 상태로 판매하는 다시마를 물에 5~10분동안 담가 소금기를 제거하고 나면 바로 무침이나 냉국.보쌈등에 쓸 수 있다.쌈 싸먹기에 적당한 크기로 잘라놓아 써는 과정까지 대신해준 「쌈다시마 」도 있다.
그동안 재래시장이나 슈퍼에서 데친 고구마 줄기,다듬어둔 파,깐 마늘이나 밤 등을 팔아왔다.하지만 이는 영세업체에서 가내작업으로 제조,농수산물시장에 넘기면 유통업자들이 작게 나눠 상표없이 판매하는 식이어서 소비자들의 입장에선 위생상 태를 신뢰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쁜 현대생활에서 시간을 절약해주는 이런 반제품들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자 93년부터 식품업체에서 본격적으로 제품화해 상표를 붙여 판매하기 시작했다.아직 유통망을 확장하지 못해 백화점 식품매장이나 창고형 할인매장 등에서만 판매하고 있지만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천하수산 「쌈다시마」의 경우 한달 매출이 94년 4월 발매 당시의 두배가 넘는 1천만원 수준.천하수산 대표 김문규(金文圭)씨는 『회사명에다 소비자상담 전화번호까지 표시돼 있어 주부들이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같다』고 말한다 .
반제품 시장이 점차 커지자 업계에서는 다양한 식품에 응용할 움직임이다.「생굴」을 판매하고 있는 ㈜마시나에서는 다듬어 소금간을 해놓은 고등어를 이달말부터 시판할 예정이며 아나고 등 다른 반제품도 구상하고 있다.
성신농수산이 바지락철을 맞아 내놓은 「완전 토사된 참바지락」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별도로 해감을 토하게 할 필요없이 바로 매운탕 등에 넣을 수있도록 바닷물과 같은 농도의 액체에 담근 채 포장된 제품이다.
주부 박성주(朴聖珠.33.서울양천구목동)씨는 『물에 담가져 있는 바지락을 물만 빼고 그대로 국에 넣었는데도 모래 하나 없었다』며 『손질하기 귀찮아 잘 안먹게 되던 해산물들을 이제 편안하게 먹을 수 있을 것같다』고 반가워했다.
요리연구가 최경숙(崔敬淑)씨는 『공신력 있는 업체들이 뛰어들어 소비자들로부터 믿고 먹을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반제품 확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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