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스 PGA챔언십골프대회서 18언더파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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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미국골프의 자존심」 프레드 커플스(36)가 되살아나고 있다. 커플스는 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트베드라비치의 TPC소그라스코스에서 끝난 PGA 플레이어스챔피언십 골프대회에서 18언더파 2백70타로 우승했다.
지난 92년 상금랭킹 1위에 올라 잭 니클로스-톰 왓슨의 대를 이을 미국골프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커플스는 94년 1월 뷰익오픈 우승 이후 슬럼프에 빠져 미국골프인들을 안타깝게 했었다.이번 우승은 2년3개월만.
아내(데보라)와의 이혼 충격에다 허리부상이 원인이었다.커플스는 통산 12번째 우승을 기록하며 63만달러(약 5억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쥐었다.
시애틀 중류 가정 출신인 커플스는 어린시절 부모가 모두 직장에 나가 혼자 인근 골프장에서 공을 치며 놀곤 했다.천부적인 자질 덕분인지 어려서부터 드라이버샷만은 훅과 슬라이스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게 됐다.
대다수가 6번아이언을 잡는 1백80야드의 쇼트홀에서 그는 드라이버를 잡고 일부러 슬라이스를 걸어 그린에 올리는 재주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대학 때는 4백10야드의 도그레그 미들홀에서 티샷에 OB를 냈으나 두번째샷을 홀컵 6에 붙인뒤 파로 막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커플스는 성격이 지나치게 태평하고 안일하다.대회가 없을때는 집에서 쇼파에 누워 몇시간을 꼼짝 않고 TV를 보는가 하면 자동차키 하나 제대로 보관하지 못하고 약속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다는게 주위사람들의 지적.
그는 2년전 이혼당하고 현재 매월 2만5천달러의 생활비를 지불하는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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