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단체 7차 시국미사…신부·수녀, 조계사 수배자 지지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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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천주교시국회의 등 5개 단체는 2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수도원 성당에서 신자와 시민 3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한 가운데 '촛불 바람에 응답하는 일곱 번째 시국미사'를 열었다.

이들은 "오랜 시간 촛불이 세상을 밝히고 정의를 외치는데 세상의 함성에도 불구하고 제 심장은 아무렇지 않게 뛰고 있어 슬프다"며 "아직 우리에겐 꺼지지 않은 가치가 숨을 쉬고 있다. 소귀에 경을 읽는 게 아니라 서로의 가슴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를 진행한 이상윤 베드로 신부는 "사람들이 점점 물러서고 정부에선 귀를 닫고 있는 상황에서 촛불이 계속 타오르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국미사를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시국미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시국미사를 마친 뒤 조계사의 수배자 농성장을 지지 방문하기 위해 오후 5시25분께 인도를 통해 행진(성당~광화문~종각~조계사)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오후 6시께 종각(SC제일은행 옆 인도)부근에서 경찰은 "수백명의 많은 시민들이 방문할 경우 수배자들이 시민들과 섞여서 조계사를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에 행진을 허용할 수 없다"며 행진을 불허했다.

경찰이 행진을 가로막자 신부 및 수녀, 시민 등은 25분동안 연좌농성을 벌였고 경찰은 신부 6명과 수녀 5명만 조계사 방문을 허용했다. 이상윤 베드로 신부는 "대표성을 띠는 신부와 수녀만 방문키로 경찰과 협의했다"며 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시민들 역시 "모두가 다 같이 못갈 바 에는 신부와 수녀들만 보내자"며 동의했다.

오후 6시30분께 신부와 수녀들은 시민들이 수배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준비한 격려성 플래카드를 수배자들에게 전달했다. 플래카드에는 '우리가 있으니깐 힘내세요' '촛불이 승리한다' 등이 적혀있었다.

이후 신부와 수녀, 시민 등은 오후 7시 청계광장으로 이동해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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