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체첸지역 군사작전 중단-3단계 평화案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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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1일 0시를 기해 체첸에서의 모든군사작전을 중지하며 연방군을 단계적으로 체첸 접경지역 외곽으로철수,재배치할 것이라는 내용의 「체첸문제 평화적 해결안」을 31일 발표했다.
이로써 94년12월 러 연방군의 대대적인 침공으로 시작된 체첸에서의 총성은 1년4개월만에 그치게 됐다.
옐친대통령은 이어 가까운 시일안에 체첸지역 총선을 새로 실시하기 위해 전인민대표대회를 개최하며 수개월내에 두다예프측과 제3의 중개인을 통해 체첸공화국의 헌법적 지위문제 해결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옐친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체첸문제 해결방안은 철군-총선-체첸지위협상의 3단계로 돼 있으며 「당근과 채찍」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3단계 조치에서 주목할 점은 일방철군이다.
지금까지 옐친대통령은 「두다예프의 군사행동 중지및 무기반납」을 철군의 조건으로 내걸어 사실상 철수할 뜻이 없음을 드러냈었다. 그런 의미에서 조건없는 철수는 체첸문제 해결의 원칙이 「무력해결」에서 「정치적 해결」이라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총선과 체첸지위협상이라는 구조는 지금까지 언급해왔던 내용의 반복이다.
다만 지금까지 「두다예프와 협상불가」라는 입장에서 「테러행위만은 안된다」는 선으로 완화된 것과,두다예프와 협상하겠다고 한것은 그의 실체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평화적 해결의지를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장 대선에 이용되는 측면외에 이 안의 발표로 체첸문제가 해결되리라고 보기는 성급하다.
1,2단계까지는 진행되더라도 3단계의 체첸 지위문제에서 「체첸은 연방의 영토」라는 러시아 입장과 「자주독립」에서 물러서지않을 두다예프 사이에는 협상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평화적 해결안의 발표로 해결의 첫발은 시작됐지만 두번째 걸음이 내디뎌지게 될 것인가는 두다예프가 공을 어느 쪽으로 던지는가에 달린 셈이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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