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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허병두 지음 "문제는 창조적 사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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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문제1:어느 병원 응급실.한 소년이 아버지와 함께 길을 가다교통사고를 당해 급히 실려온다.수술대로 다가가던 수술복 차림의키 큰 외과의사가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아니,내 아들 길동이아니냐』고.이 외과의사와 수술대에 누운 소년 은 어떤 관계일까. 문제2:〈그림1〉에서 두 얼굴의 시선은 어느 쪽으로 향하고있을까. 〈문제1〉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붓아버지 아니면대부(代父)로 대답할 것이다.그러나 답은 「소년의 어머니」다.
남자와 여자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작용한 결과다.〈문제2〉에 대한 대답도 보는 방향이 다르다는 쪽이 많을 것이다 .두 얼굴의 눈 밑부분을 손으로 가리고 두 그림의 눈을 보라.똑같은시선에 얼굴 모양만 달리 그렸을 뿐이다.그런데도 우리는 시선과전혀 관계없는 눈 밑부분을 기준으로 판단해버린다.고정관념이 사고활동을 방해하는 좋은 예들이다.숭문고등 학교 국어교사로 재직중인 허병두(35)씨가 펴낸 『문제는 창조적 사고다』(한겨레신문사刊.사진)는 바로 이런 한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길로 안내하는 창조적 사고의 길라잡이다.창조적 사고를 바탕으로 상상력.응용력.논리력.분석력을 높이 는 요령이 제시된다.
창조적 사고를 얻기 위해선 열린 사고.고정관념 타파.능동적 발상.자유발상법.입체적 사고.삶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 등이 갖춰져야 한다.이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삶을 사랑하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저자는 역설한다.다른 문화까지 적극 적으로 수용하려는 열린사고도 대단히 중요하다.93년 제2회 대전국제만화대상전 수상작인 에라이 오즈베크의 만화〈그림2〉를 보자.한 고등학교 2학년생은 아담과 이브임이 분명한 두 어린이가 부끄러운 곳을 가리며 에덴동산에서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우리의 미래는 폐허 뿐이라는 경고를 담은 만화로 해석한다.또다른 학생은 폐허 속에서도 정을 나누는 모습에서 인간의 미래는 그래도 희망적이라는 메시지로 읽고 있다.두 해석의 차이는 바로 기독교문화에 대한 이해에 달려 있다.
저자 허씨는 『우리 사회는 창조적 표현력이 지니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데 그 즐거움을 되찾기 위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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