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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통 화가 이승조 유작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파이프통 화가」.
일생의 작품활동을 파이프로 시작해 파이프로 마감한 고집스런 작가인 고(故) 이승조(1941~1990)화백의 일생을 따라다닌 별명이다.
파이프에서 벗어난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한번도 같지 않았던 그의 파이프작품들을 보여주는 대규모 유작전이 지난달 20일부터 토탈갤러리(379-3994)와 갤러리현대(734-6111)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 추상미술의 전개에 있어 기하학적 추상의 도입으로 큰 역할을 했던 李화백의 작품을 시대순으로 보여준다.
「파이프」가 등장한 68년 이후부터 90년까지 작업한 1백호이상중 대작 5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李화백의 작품 전개를 시기별로 나누면 68년부터 70년대 초반까지를 한 시기로 묶을 수 있다.이때는 화면에 세로 혹은 가로로 길게 걸쳐 있는 띠의 중심을 마치 스프레이로 뿌린듯이 처리해 입체감을 주면서 동시에 금속성이 강하게 드러 나는 작품경향을 띠고 있다.
70년대 중반엔 새로운 형태로 전환을 시작한다.파이프와 파이프가 겹치면서 차가운 금속성의 패턴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80년대 중반부터 90년까지는 여러 경향이 혼재해 나타나는 시기로 차가운 파이프와 부드러운 파이프가 함께 보이고 있다.이 전시는 4월10일까지 계속된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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