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KBS 아나운서 최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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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최은경(23)은 KBS아나운서실 선배들에게 「톡톡 튀는 신세대 MC」로 불린다.
『아나운서같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선배들처럼 똑똑하고딱부러지는 이미지가 아니어서 그런가봐요.』 철없어 보이는 웃음,직설적인 표현,급한 성격에 「따발총」같은 말씨 등 품위있는 아나운서가 버려야할 것은 다 갖췄다는게 그의 자평이다.
그는 요즘 정신없이 일에 빠져 있다.
금요일은 『세상은 넓다』 녹화에 하루종일 매달려야 하고 토요일은 『가자 2002 월드컵으로』,일요일엔 생방송 『행운의 일요특급』을,주중 이틀정도는 『아침마당』의 토요특집 「공개구혼」코너를 찍어야 한다.입사 1년의 햇병아리가 4개의 프로를 도맡아 진행하게 된 것이다.KBS에서 이런 특혜(?)는 처음이란 주위의 얘기에 대해 『정형화된 아나운서 진행자의 틀을 깨고 재미와 신선함을 불러일으키자는 최근 방송가의 분위기 때문에 제일아나운서답지 않은 자신이 희생양(? )이 된 것』이라고 그는 항변한다.
그는 요즘 많이 배우고 있다.지구촌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현장을 안내하면서 「세상은 넓다」는 걸 실감하게 됐고 축구가 얼마나 재미있는 스포츠며 남의 일로만 여겼던 「2002년 월드컵」 유치가 왜 필요한지도 알게 됐다.
그는 또 요즘 「사랑과 행운의 전달자」가 됐다.일요일마다 주택복권 당첨자를 알려주고 토요일 TV공개구혼 코너에서 청춘남녀의 사랑을 맺어주는 일은 왠지 신명나는 일이란다.
『기회가 닿는다면 뉴스 진행을 꼭 해보고 싶어요.물론 모자라는 것 투성이라 어휘력도 키우고 순발력도 생긴뒤의 얘기지만요.
』 선장출신 아버지가 산에서 피를 토해가며 가수의 꿈을 키우다실패해 그도 원래는 가수의 길을 지망했었지만 소질의 한계를 절감하고 포기했다.
전문진행자로 도전해보고 싶은 프로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오히려 반문한다.『우리 방송프로에 늙은 여자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던가요.』 글=이정재.사진=오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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