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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A(첨단 디지털이동전화) 어떻게 개발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국내에서 디지털 이동통신 기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던 것은 80년대 말부터다.이에 정부는 89년 해당분야를 국책과제로 선정했다.당시 이를 주도했던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의 최초관심대상은 유럽식 시간분할다중접속(TDMA)인 GSM이었다.
다음 타깃은 미국식 TDMA였다.그러나 당시 이 기술을 주도하고 있던 미국 모토로라.AT&T등은 기술이전에 강한 거부반응을 나타냈다.하기야 당시 ETRI로선 교환기관련 기술외에 무선통신분야 기술기반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상대방을 끌어들일 유인을 갖지못했다.
91년 들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이 본격 소개되기 시작했고 우리측도 관심을 이쪽으로 돌렸다.ETRI는 즉각 퀄컴과 접촉을 했다.양측이 CDMA 기술도입및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한 것은 그해 5월.관련기술 전반을 보유하지 못 하고 있는 퀄컴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로선 달리 대응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삼성.LG.현대전자와 ETRI가 공동기술개발에 나선 것은92년.대우전자는 탈락했고 맥슨전자가 단말기부문에 참여하는 형식이었다.기술개발은 「공동.경쟁」2원체제로 진행됐다.ETRI가주도하는 3사 공동기술팀과 3사가 경쟁적으로 가동 한 별도 기술개발팀이 따로 활동하는 양상을 띠었던 것이다.
94년9월 ETRI는 기술개발 완료를 선언했다.남은 과제는 3사가 특성을 살려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 일이었다.기술의 본산격인 미국 기업들은 상용화를 자꾸 미뤘다.세계 최초의 상용서비스가 가능하리라는 자신감은 지난해 10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텔레컴 95」에서 삼성전자에 의해 재차 확인됐다.현재 제기되고 있는 기술상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해 간다면 한국은 CDMA 기술종주국으로 부상할 것이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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