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축구 이제부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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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축구가 기어코 해냈다.애틀랜타올림픽 최종예선전 결승에서 일본을 통쾌하게 꺾고 우승하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특히 이날한국선수들이 기량과 투지,전술 등 모든 면에서 일본선수들을 압도해 온국민을 열광시킨 것은 예상을 초월한 선전 (善戰)으로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이미 올림픽 본선진출권을 확보해놓은 상태에서의 대일전(對日戰)이었지만 이날의 승리는 다른 경기에서 이긴 것보다 몇갑절의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한다.무엇보다 1차예선을 통과한 아시아의 강호 8개국이 벌인 최종예선에서 무패(無敗)의 기 록으로 우승함으로써 대외적으로 우리 나라가 명실상부(名實相符)한 아시아의축구종주국이란 사실을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특히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2002년 월드컵유치를 위해 일본과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 일본을 이기고 아시아 최고의 축구 국가임을 세계에 과시한 것은 월드컵유치에 긍정적으로작용할 것이 틀림없다.
이밖에 과거와는 딴판으로 달라졌다고 큰소리치며 우승을 장담하던 일본 축구의 콧대를 보기 좋게 꺾어버린 것도 흐뭇한 일이다.최근 일본측이 온갖 망언과 함께 독도영유권 시비로 우리의 감정을 자극했던 까닭에 이번의 축구 우승은 우리 국 민들에게 한여름의 시원한 소나기이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축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아직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한 게임도 이겨보지 못한 것이 우리 축구의 현주소다.그러므로 이번 우승을 계기로 우리 축구의 세계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 하다.일본이경제력을 앞세워 꿈나무들을 브라질 등 남미 축구선진국에 조기유학시키고,프로축구 J리그를 창설해 괄목할만한 축구강국이 된 것이 좋은 예다.
피와 땀과 눈물로 승전보를 보내온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뜨거운박수를 보내며 이같은 축구열기가 월드컵유치,올림픽본선 등에서 좋은 결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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