渡美 10년만에 영화계 컴백 오수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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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80년대 중반 한국영화의 굵직한 한 줄기는 에로물이었다.「애마시리즈」로 대변되는 이 시기의 에로물을 지금의 관객들에게 내놓으면 코웃음칠 공산이 크지만 당시는 짭짤한 재미를 봤다.10탄까지 이어진 애마시리즈는 1편에서 안소영이 주연 을 맡은 이후 영화자체보다 이번에 누가 애마로 나오는가가 더 화젯거리였다.경희대 음대에 다니던 84년 극장에 영화를 보러갔다 정인엽감독의 눈에 띄어 『애마부인 2』의 주인공을 맡은 오수비(36.
사진)도 당시에는 상당한 스타였다.『서 울에서의 마지막 탱고』등 데뷔 이후 2년동안 그가 출연한 영화는 모두 12편.그러나지금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86년 『유혹시대』를 마지막으로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기 때문.자신의 과외선생이었던 그의 남편은 미국유학 생이었다.현재는 미시간주에서 연방검사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10년간 주부로 생활하던 그가 다시 에로영화에 출연키로 해 관심을 끈다.
『10세짜리 아들을 둔 주부가 갑자기 에로영화에 나온다고 하니 조심스럽게 가정에 문제가 있느냐는 질문을 해왔어요.그런건 전혀 없어요.오히려 데뷔할 때는 집안에서 반대해 석달동안 집에도 못오게 했는데 이번엔 오히려 반대였어요.남편이 전적으로 찬성해서 결정했어요.』 그가 출연하는 『립스틱』(석도원 감독)은유부녀가 제주도 여행을 하다 만난 9세 연하의 남자와 1주일간격렬한 사랑을 나눈 뒤 헤어지지만 결국 남편과 이혼하고 다시 제주도로 간다는 얘기다.
『에로영화도 영화의 한 장르인데 국내에는 잘 만든 작품이 별로 없었어요.이번 영화가 한단계 높은 수준이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립스틱』은 현재 시나리오 수정작업이 진행중이며 4월중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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