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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의전쟁게임>下.대만해협 波高,어디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중국 군사 위협 속의 대만 선거는 끝났지만 대만 해협 사태는끝나지 않았다.대만 해협의 양안(兩岸)관계는 태평양을 사이에 둔 미.중간의 갈등이며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안보와도 직결되는지속적인 긴장이다.타이베이(臺北).베이징(北京 ).워싱턴.도쿄(東京)의 본지 특파원들간 전화 대담을 통해 대만 사태를 종합진단한다.
▶유상철(劉尙哲)대만 특파원=대만 선거 결과는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통일시킬 수 없다는 대만인들의 의지 표현이라고 봅니다.내심 「점진적 독립 노선」인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의 탈(脫)중국 정책도 지속될 것이고.
▶문일현(文日鉉)중국 특파원=중국의 의도를 「李총통 떨어뜨리기」로만 해석해서는 곤란하지요.『대만 문제는 양보할 수 없는 내정 문제』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하고 대만내 일부 급진적 독립 노선에 미리 봉수(封手)를 두어 놓으려 했던 겁니다.
▶길정우(吉炡宇)워싱턴 특파원=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지않으리라 판단하면서도 동아시아에서의 영향력 약화를 우려,항공모함 등을 보냈습니다.아무튼 미국은 이번 사태로 전보다 더 중국을 경계하게 됐어요.
▶노재현(盧在賢)도쿄 특파원=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일 자위대는 사실상 비상사태였습니다.그 통에 미.일 안보체제 강화론이 힘을 얻고….결국 아태 지역에서 일본의 군사적 행동 반경이 넓어질 가능성에 중국이 기여한 셈입니다.
▶文특파원=반면 베이징에서는 중국이 이번 사태로 미국이 대(對)대만 군사 개입을 하지 못할 것이란 감(感)을 잡았다고도 해요. ▶劉특파원=당장 가장 큰 관심은 중.대만 관계의 변화가아닐까요.대만인 상당수는 「통일이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는 생각입니다만.
▶文특파원=李총통을 선거 당일까지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중국은막상 선거가 끝나자 24일 『지도자간 고위 회담을 실현시키자』며 싫든 좋든 李총통을 상대로 대화.교류를 해나갈 것임을 시사하고 나섰습니다.
▶劉특파원=대만도 중국이 주장하는 3통(三通:통상.통항.통우)을 일부 수용하는 등 최대한 화해 제스처를 취할 겁니다.
▶吉특파원=변수는 오히려 미.중 관계입니다.「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면서도 자기네 국내법인 「대만관계법」과의 「모호함」을 최대한 활용해 대만 해협의 현상 유지를 꾀하는 것이 미국입니다.대만에의 무기 판매,대만의 세계무역기구(W TO)가입 등 현안이 돌출할 때마다 미.중은 부딪칠 것인데 이 경우 한반도도 그 여파를 피하기 힘들겠지요.구체적으로 미.중의 협조가 필요한 한반도 평화 정착,남북 대화,북한내 돌발 상황 억지력 확보 등이 지장받을 것입니다.
▶文특파원=그러나 미.중은 경제.국제정치 분야에서 서로 필요하므로 대립 일변도로만 가지는 않으리라 봅니다.결국 양국의 사안별 공조(共助)는 유지될 것으로 봐야겠지요.
▶盧특파원=미국의 중국 견제 덕에 일본내 우익을 중심으로 정치.군사 대국화 옹호론자들은 호기를 만났습니다.
우리로서는 일본의 움직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합니다. ▶劉특파원=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배울 점도 많습니다.대만이 위기의 실상을 신속.정확히 알리며 「투명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든지,경제안정책.국제적 지원호소 등을 침착하게 행동에 옮긴 것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중국 군의 포성이 한창일때도 대만 최전선 진먼(金門)섬 병사들의 만기 제대는 변함이 없었습니다.그런 대응이 민심 안정에 큰 도움이 된 거지요.
유상철.문일현.길정우.노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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