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사건 재판 지상중계-허화평씨 신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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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12일밤 황영시씨등 장성들이 초청된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 『누군지 잘 몰랐습니다.노태우 9사단장과 황영시장군은 기억나지만 나머지는 몰랐습니다.』 -전두환피고인이 12일 출근후 「오늘은 비서실이 늦게까지 일해야 한다.이에 대한 대비를 갖춰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습니까.
『예.』 -왜 늦게까지 일해야 한다고 했습니까.
『무슨 뜻인지 알았습니다.』 -허삼수피고인으로부터 총장 연행사실과 총격전 이야기를 듣고 전두환피고인과 장세동피고인에게 이를 보고했나요.
『그렇습니다.』 -장세동피고인에게 전화한 것은 30경비단에 있는 장성들에게 상황을 전파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런 목적은 아니었고 예기치 않은 일로 시간이 지연돼 상황을 알려주기 위해서였습니다.지시대로 했을 뿐입니다.』 -피고인등은 육본측의 병력동원을 저지하기 위해 평소 알고 지내던 군인들에게 전화해 설득했나요.
『전화를 많이 받긴 했으나 한 적은 없습니다.』 -최세창피고인으로부터 정병주사령관의 신병처리를 부탁받고 515보안부대로 하여금 신병을 인수하게 했나요.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백운택장군과 의논해 2기갑여단장 이상규준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원부대로 출동해 줄 것을 부탁한 사실이 있나요.
『없습니다.』 -수경사 작전담당관 김진선중령등을 지휘,윤성민차장등을 서빙고로 연행케 하고 나머지 장성들을 육본으로 안내토록 했나요.
『없습니다.그런 지시를 할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작가 천금성씨가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에 의하면 80년 당시 12.12사태에 대해 피고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아 무서운 사람이라고 하던데 피고인 스스로 병력동원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부끄러울 이유가 없습니다.유혈사태 방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다만 그 무렵은 정권이 아직 자리잡지 못했고 군내부에 영향을줄 수 있는,여전히 뜨거운 상태였기 때문에 쓸데없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으려고 대답하지 않았습 니다.』 -검찰에서 임의대로 진술했지요.
『예.그렇지만 왜 총장을 연행했느냐를 묻지 않고 어떻게 연행했느냐만 물어 의아했습니다.』 김상우.정철근.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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