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본, 도쿄 한복판서 패트리엇 이동 훈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일본이 28일 도쿄 도심에서 지대공 유도 ‘패트리엇 미사일(PAC3) 시스템’ 이동 훈련에 성공했다고 NHK가 29일 보도했다. 이는 일본 도심을 겨냥해 중국이나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을 가정해 벌이는 훈련으로 도쿄 한복판에서는 처음으로 실시됐다.

PAC3 시스템은 탄도미사일을 레이더로 탐지해 공중에서 격추하는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일부다. MD 시스템은 1차로 일본 주변에 배치된 해상 배치형 요격미사일(SM3)을 발사해 대기권 밖에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한다. 실패할 경우 2차로 지상에 설치된 PAC3 시스템이 재차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게 된다.

이번 훈련은 지상에서 발사하는 PAC3 장비를 신속하게 이동시키는 것으로 사이타마(埼玉) 등 수도권 기지 네 곳의 부대가 참여했다. 지바현 나라시노분톤(習志野分屯) 기지 부대는 도쿄 신주쿠(新宿)의 이치가야에 있는 방위성 부지 내에 미사일 발사장치와 안테나를 갖춘 차량 등을 이동시켰다. PAC3 시스템은 지난해 3월 사이타마현 이루마 기지에 처음 배치된 데 이어 나라시노분톤 기지 등에도 배치됐다.

일 방위성은 탄도미사일의 핵심 공격 대상이 일본 자위대의 심장부인 도쿄 신주쿠의 방위성이 될 것으로 보고 이날 훈련을 실시했다. 이곳이 공격받으면 일본은 전투 지휘 능력을 크게 잃게 된다. 일 항공자위대는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방위성 부지 등 PAC3 장비 배치가 적합한 장소를 물색해 왔다.

이는 PAC3 시스템이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할 수 있지만 방어 범위가 반경 15~30㎞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전 국토를 PAC3 시스템으로 뒤덮을 수도 없기 때문에 공격이 예상되는 지역에 기동성 있게 배치하는 것이 관건이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미사일방어(MD·Missile Defence)=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 1차로 이지스함에 탑재된 SM3로 격추를 시도하고 이를 놓치면 PAC3 시스템이 지상에서 다시 격추를 시도한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한꺼번에 3~4개의 탄두를 싣는 다탄두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추진하자 미·일도 차세대형으로 MD의 다탄두화를 서두르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