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이바오이쿵(一保一控)’의 위력,어디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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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에 ‘이바오이쿵(一保一控)’이 화두다. 경제성장은 유지하고, 물가는 잡는다는 뜻이다. 지난 주 금요일 공산당 중앙정치국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그동안의 긴축정책에서 성장정책으로 선회하는 정책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27일 2분기 통화정책 위원 정기모임 성명에서 국무원과 통일된 방향으로 금융시장의 발전과 균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불확실하고 일관되지 않은 정책으로 타격을 입었던 시장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을 전망이다.

1.내륙증시 : 정책변화 기대감으로 상승

지난 금요일 열린 중앙정치국회의에서 중국정부는 하반기 경제전략을 ‘一保一控’(경제성장은 유지하고 물가는 잡는다)으로 선회하고,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27일 2분기 통화정책 위원 정기모임 성명에서 국무원과 통일된 방향으로 금융시장의 발전과 균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전보다 탄력적이고 일관된 정책적 지원이 예상됨에 따라 중국증시도 신규상장 소식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1.3%(+37.9P) 올라간 2,865P로 마감했고, 선전거래지수는 0.5%(+51.0P) 상승한 9,974P를 기록했다.

건설(+2.4%), 농림(2.3%), 전자(2%)업종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고, 제지(+0.1%), 도소매(+0.2%), 금융보험(+0.3%)업종이 가장 부진했다. 시가총액 상위 10위 업체 중 중국평안보험(601318), 하이통증권(600837), 중신증권(600030)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현재는 올림픽 전의 안정기간으로 중국정부의 시장에 악영향을 주는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불확실하고 일관되지 않은 정책으로 타격을 입었던 시장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을 전망이다. 투자심리도 눈에 띄게 개선돼 반등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8월에는 비유통주 물량이 다시 한번 최고조에 달하고, 중국남차(中国南车)의 30억 주에 달하는 IPO 추진으로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된다.

중국 공산당 경제운용회의: ‘이바오이쿵’으로 정책선회 결정

세간의 이목이 집중시켰던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하반기 경제운용회의는 지난 25일 후진타오 국가주석 주재로 원자바오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이 회의에서 경기과열과 물가상승을 동시에 방지를 겨냥한 긴축정책인 ‘량팡(兩防)’ 정책을 포기하고 성장을 보장하면서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온건한 긴축정책인 ‘이바오이쿵(一保一控)’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이는 경기 경착륙의 위험이 커지고,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번 회의는 앞으로 어떤 구체적 정책 카드를 내놓을지는 제시하지 않았으며, 이번 거시경제 수정안은 오는 10월 베이징에서 개최될 17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하반기 6대 경제운용정책 제시

이번 회의에 앞서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부는 광동성, 저쟝성, 산동성 등 수출제조업체들이 밀집한 동부 경제중심지를 일제히 시찰하기도 했다. 그 결과 위안화 절상, 세계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인상, 대출 억제 등으로 제조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10.1%로 4분기 연속 하락했고, 수출증가율은 지난 상반기 13%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에 비해 급격히 줄어든 사실도 경착륙에 대한 염려를 높였다. 그리고 올림픽 이후 건설경기 등 후퇴가 예상되고 있어 이에 따른 경착륙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회의에서 하반기 6대 경제운용정책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제1항목에 소비수요 확대, 대외무역의 안정을 유지시키고, 중소기업의 경영난 해소, 자본시장과 부동산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유지시키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내수 부양을 위한 개인소득세 면세 기준점을 인상하고, 이자소득세 인하 등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06년부터 본격화한 가공무역 억제정책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 의류, 완구 등 수출제품에 대한 세금환급 혜택을 다시 확대하고 내수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각종 보완대책을 내놓을 가능이 높다.

환율과 관련해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절상속도는 둔화될 것이며, 연말 6.6위안까지 평가절상돼 연간 절상폭은 1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의 긴축정책과 구조조정은 추진하겠지만, 속도는 경제상황에 맞춰 조금 낮출 수 있다는 의미로 증시에선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정적인 성장을 보장하되,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심은 절대불가

하반기에 안정적인 성장을 보장하되, 긴축정책의 틀은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혀 과감한 경기부양책이 나올지는 불확실하다. 지난 주 중국 상무부 차관 고후청(高虎城)은 수출과 관련해 “수출 둔화에 따른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현재의 수출 둔화는 경기 과열을 막으려 긴축정책을 편 정부가 이미 예상했던 것” 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인민은행 부총재 쑤닝(蘇寧)은 “지금까지 유지해온 거시경제 정책은 옳은 것이었고 앞으로도 긴축에 정책중심을 둘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올해 물가억제 목표치인 4.8%에 비해 상반기의 소비자물가지수는 7.9%로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지난 6월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 또한 8.8%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3~6개월이 지나야 생산자물가지수의 영향이 소비자물가지수에도 반영된다. 또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이지만, 전기료 가격인상은 6월말부터, 유류가격인상은 7월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전기료와 유료 가격인상에 따른 물가상승 영향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따라서 물가상승의 압력이 여전히 클 수 밖에 없다.

중국 푸단대학교(復旦大學) 경제대학 부학장 손리지안(孫立堅)은 “중국과 같은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에선 인플레이션이 지나지게 높으면 사회 안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고 인플레이션의 대가로 성장을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반드시 성장과 인플레이션은 최적의 균형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량팡(兩防)’ 정책을 포기하고 ‘이바오이쿵(一保一控)’ 정책을 추진키로 했지만 긴축이라는 큰 틀을 바꾸지 않을 것이며, 단지 경제상황에 맞춰 탄력적인 정책운용을 할 것으로 전망이다.

2. 홍콩증시 : 불확실한 주변환경으로 박스권 장세 지속

국제유가가 2달러 가량 떨어지고 지난 금요일 미국증시도 상승 마감 한데다가, 중국정부의 정책적 변화기조로 A증시가 반등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홍콩증시도 중국부동산, 석유물 주도로 상승해 장 중 한때 0.53%가량 올랐으나 오후 들어 중국 통신주와 보험주의 하락으로 지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항셍지수는 0.2%(-53.5P) 내려간 22,687P, H주 지수는 0.2%(-21.8P) 떨어진 12,400P로 장을 마쳤다. 레드칩 지수는 0.2%(-8.5P) 하락한 4,733P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 전망이 아직 불분명하고, 이번 주 수요일 선물결제일이 다가옴에 따라 홍콩증시의 박스권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고용지표가 전망치를 상회할 경우, 항셍지수는 다시 한번 상승 모멘텀을 받게지만 하반기 홍콩증시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3분기에도 등락이 반복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홍기금의 스트레터지스는 유가하락으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증시가 비교적 안정됨에 따라 항셍지수도 23,000P에서 반등시도가 계속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올림픽에 따른 중국물의 선전이 증시의 주요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증권 중국/EM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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