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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서울교육감 선거 … 정책대결 없이 헐뜯기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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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교육감 선거(30일)의 막판 유세전이 치열하다. 그러나 선두권인 공정택(기호 1번)·주경복(기호 6번) 두 후보는 정책 대결보다 상대방 흠집내기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주 후보를 지지하는 전교조가 공식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28일 “전교조에 휘둘리면 교육이 무너집니다”라는 공 후보 측 현수막을 문제 삼으며 송원재(51) 지부장 명의로 공개 검증을 공 후보 측에 제안했다. 주 후보를 뒤에서 지지해 오던 전교조가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송 지부장은 제안서에서 “현수막을 본 전교조 교사들의 가슴에 피멍이 들었다”며 “제자들의 공개 검증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측은 송 지부장과 공 후보의 제자들이 선거일까지 인터넷 다음의 ‘아고라’에서 토론회를 열고 제자들의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람은 공직(교육감 후보자)이나 교직을 사퇴하는 내용의 검증안을 제안했다. 공 후보 측은 “공식적인 제안을 받은 바 없고 대응할 이유도 없다”며 맞받았다.

공 후보 측도 맞불을 놨다. 건국대 교수인 주 후보의 ‘논문 이중게재’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공 후보 측은 “주 후보는 1995년 ‘불어불문학연구’ 31집에 실린 ‘언어과학의 거시적 관점에서 제기되는 구조개념의 문제론’이라는 논문의 2쪽 이상을 96년 발간된 저서 『레비스트로스』에 인용 없이 게재했다”고 주장했다. 또 “『레비스트로스』의 내용 중 한 단락을 97년 ‘인문과학논총’에 발표한 논문 ‘레비-스트로스의 문화분석에 투영된 언어사상 연구’에 또다시 인용 없이 실었다”며 자질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주 후보 측은 “『레비스트로스』의 126쪽 참고자료 목록에 ‘불어불문학연구’에 게재했던 논문명이 분명히 들어가 있다”며 “명백한 흑색선전으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레비스트로스』 내용을 ‘인문과학논총’에 실었다는 부분은 학술단체 등에 문의해 중복 게재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주장했다.

공 후보가 지난해 NGO단체인 ‘세계평화교육자 국제연합’으로부터 받은 ‘아카데미 평화상’도 문제가 됐다. 주 후보 측은 “이 단체는 유엔 산하 단체가 아닌 등록단체에 불과한데도 공 후보는 대단한 상을 받은 것처럼 과장된 경력을 홈페이지에 소개했다”고 밝혔다. 공 후보 측은 “교육적 업적을 인정받아 받은 국제상은 맞으나 홈페이지를 만든 실무자가 일부 잘못 알고 게재한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다른 네 명의 후보도 표심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이인규(5번) 후보는 27일 0시부터 72시간 동안 ‘잠 안 자기 유세’를 펴고 있다. 김성동(2번) 후보는 처음 선거에 나설 때와 마찬가지로 끝까지 ‘인물론’을, 박장옥(3번) 후보는 27년간 교직에 몸담아 온 ‘학교 현장 지킴이’ 이미지 부각에 나서고 있다. 이영만(4번) 후보는 ‘지하철 투어’로 최대한 많은 유권자를 만난다는 전략이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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