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서 성장으로 … 중국 증시 살아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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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권시장의 부활은 가능할 것인가. ‘긴축’에 총력을 기울여 온 중국 정부가 ‘성장’으로 경제정책의 무게 중심을 옮겨갈 조짐을 보이자 전 세계 투자자의 시선이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그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국제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상하이 종합지수가 지난해 10월 6000선에서 이달 초 2500선까지 곤두박질하면서 ‘바닥론’도 힘을 얻고 있다. 28일 상하이 종합지수는 37.91포인트(1.32%) 오른 2903.01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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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빠진 경제정책=중국 정부의 입장 변화는 25일 중앙정치국회에서 밝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발언에서 감지됐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경기 과열 방지와 인플레이션 억제란 두 가지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이번엔 안정적이면서 빠른 경제발전을 유지하는 동시에 물가를 가능한 한 억제한다는 쪽으로 바꿨다. 정책 변화의 배경엔 가팔랐던 물가 오름세가 진정된 게 큰 이유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1%로 소폭이지만 떨어진 데다 3분기에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10.6%)보다 하락한 10.1%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설까지 나올 정도다. 최근 열린 중국 런민(人民)은행의 통화정책위원회 2분기 정례회의에서 긴축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것도 그래서다.

◇중국펀드 어떻게 할까=홍콩 항셍기업지수(H지수)는 이달 초 1만1000선에서 1만2500선으로 올랐다. H지수는 국내 중국 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종목으로 구성됐다. 덕분에 중국 펀드의 최근(25일 현재) 1개월 평균 수익률은 2.4%를 기록했다. 그러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5%로 여전히 낮다.

중국 증시가 오름세로 돌아서자 중국 펀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환매냐 계속 보유냐를 판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는 쪽에 무게를 둔다.

대우증권 송석윤 연구원은 “섣불리 환매에 나서 손실을 확정하기보다는 기다리는 편이 낫다”며 “장기 투자할 수 있다면 오히려 지금이 투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등하더라도 지난해와 같은 가파른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인플레이션 문제가 여전한 가운데 부동산·주식 가격 하락에 따른 자산 가치 감소로 중국의 신성장 동력인 ‘소비’가 생각만큼 받쳐주지 못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에 풀리는 비유통주 물량도 주가 상승 때마다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반등을 이용해 중국 투자 비중을 조정하라는 전문가가 많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3일 현재 55조원의 해외 펀드 가운데 중국 펀드가 21조원이다. 여기에 브릭스·친디아 등 형태로 중국에 투자되는 돈을 합하면 중국 투자 비중이 전체 해외 투자의 절반을 웃돈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연구원은 “중국 투자의 적정 비중은 20∼30% 정도”라며 “반등할 때 중국 비중을 줄여 전체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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