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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불출 JP…'3金시대' 막 내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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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0선에 실패한 자민련 김종필(JP.78)총재는 16일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했다. 한 측근은 "TV 뉴스와 신문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자민련은 지역구에서 불과 4석을 얻는 데 그쳤다. 정당 지지율도 3%에 못 미쳤다. 비례대표 후보 1번이었던 JP가 금배지를 달려면 지역구가 5석 이상이거나, 정당 지지율이 3% 이상이어야 하는데 그 근처에서 맴돌기만하다 무너졌다. JP는 선거 때 충청권 이외의 당선 가능성이 없는 지역에도 유세를 다녔다. 정당 득표에서 한 표라도 올려 10선 고지를 달성하겠다는 노정객의 집념으로 비쳤다. 결국 이도 저도 모두 건지지 못했다.

JP를 면담하고 온 유운영 대변인은 "별말씀이 없다"고 했다. JP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김학원(부여-청양)의원은 "댁에 찾아뵙겠다고 전화를 했더니 JP가 지역에서 당선 인사나 다 한 뒤 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JP에겐 위기 탈출을 위해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가 맞은 위기는 참담하다. 스스로 패배했다고 평했던 2000년 총선 때 자민련의 의석은 17석이었다. 공동정권이던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에 '의원 꾸어 받기' 등을 통해 교섭단체(20석)를 한때 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4석을 갖고는 어떤 정치력을 발휘한다 해도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 더구나 이번엔 JP마저 의원이 아니다. JP당인 자민련에서 JP가 힘을 잃으면 자민련은 존재의의가 없다. 그래서 JP의 정계은퇴설이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측근들은 "그런 말씀은 전혀 없었다"며 펄쩍 뛰었다. 2000년 총선 패배 땐 1주일 칩거 뒤 당무에 복귀한 바 있다. 총재권한대행을 했던 이인제 부총재가 당을 추스르겠다고 나설 수 있지만 JP는 그에게 당의 법통을 넘겨줄 생각은 별로 없다고 한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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