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선용 '코트 왕자' 맞수 전웅선 제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센데…. 축하한다."(전웅선)

"고마워."(김선용)

짧은 대화였다. 그러나 진심이 담겼다. 한창 승부의 짜릿함을 배워가는 나이에 쓰라린 역전패를 당하고도 웃으며 손을 먼저 내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5년 이상 친형제처럼 지내며 다져 온 우정이었다.

전웅선(18)과 김선용(17)이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제4회 이덕희배 국제주니어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격돌했다. 결과는 동생 김선용의 2-1(4-6, 6-4, 6-3) 역전승. 김선용은 지난해에도 이 대회 결승에서 전웅선을 꺾고 우승했다.

국내 테니스계에서는 최고의 라이벌전이 부활했다고 들떠 있다. 지난해 이덕희배 결승과 장호배 결승, 올 초 태국 주니어 대회(1그룹) 결승에 이어 벌써 네번째 결승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최근 국제테니스연맹(ITF) 장학생으로 나란히 선발됐을 정도로 한국 테니스의 미래를 이끌 '쌍두마차'다. 홍청영 전 농협 감독은 "1970년대 전영대-전창대-이우룡-김춘호, 80년대 중반 유진선-김봉수, 90년대 이형택-윤용일 이후 테니스의 인기를 되살릴 최고의 흥행카드"라고 평가한다.

둘이 처음 만난 것은 전웅선이 토성초등 6학년, 김선용이 유석초등 5학년 때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둘은 삼성증권에서 후원하고 있는 SMI 테니스 아카데미에서 함께 레슨받으며 본격적으로 우정과 실력을 키워왔다.

1m90㎝의 장신 전웅선은 시속 200㎞가 넘는 강서비스가 주무기고, 1m85㎝의 김선용은 게임 운영 능력이 탁월하다.

김종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