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화 강병철.롯데 김용희 감독 마지막 승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마지막 승부다.」 강병철(한화).김용희(롯데)두 감독이 올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는 다른 감독들에 비해 사뭇 비장하다.
지난 94년 3년계약을 한 두 감독은 이번 시즌으로 계약이 만료된다.두 감독은 같은 경남출신이라는 것 말고도 묘한 「운명의 실타래」에 얽혀있다.
강감독이 롯데의 지휘봉을 잡고있던 84년부터 86년까지 김감독은 선수로 뛰며 한국시리즈 정상(84년)을 차지,함께 헹가래의 기쁨을 맛봤다.
두사람의 운명이 갈라지기 시작한 것은 87년 강감독이 한화의전신인 빙그레로 옮기면서부터.이때 헤어진 두사람은 강감독이 장종훈.강석천(이상 한화).강정길(은퇴)등을 발굴해 내며 타격코치로서 인정받는 동안 김감독은 선수생활의 황혼기 를 맞아 내리막길을 걸었다.
강감독의 「갈채」는 90년 빙그레에서 롯데로 옮겨 92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복귀할 때까지 계속됐다.당시 김감독은 롯데 현역에서 은퇴,타격코치를 맡고 있었고 93년 미국 텍사스 레인저스로 지도자 수업을 떠났다.
94년부터 두사람은 지도자로 맞서게 된다.강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게됐고,김감독이 미국에서 돌아와 롯데 사령탑을 맡았던 것.94년은 강감독이 선배감독답게 우위를 지켰다.그러나 95년부터 명암이 엇갈리기 시작했다.김감독은 지난해 「 뛰는 야구」를 앞세워 한국시리즈까지 올랐고 이번 시즌 가장 탄탄한 전력으로 정상을 넘보기에 이르렀다.반면 강감독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도 못올랐고 올해도 「4강」정도가 목표일 뿐이다.
더구나 올해는 두 감독 모두 임기 마지막 해다.김감독은 정상을 놓칠 경우 『잘했다』는 말을 듣기 어렵고,강감독 역시 4강에 들지 못할 경우 해임을 각오해야 할 처지다.
현역시절 모두 「역대 최고의 3루수」로 불렸던 두사람이 맞는96년 시즌은 이래서 더 비장해진다.
성백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