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골프>보기 플레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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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38면

견실한 보기플레이어와 1백타를 왔다갔다하는 골퍼는 한가지점에서 차이가 있다.바로 욕심과 자제력의 차이다.
예를 들어 미들홀의 경우 1백타를 치는 골퍼는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다.세컨드샷에 승부를 건다.주제파악도 못하고 한방에 2온시켜 버디나 파를 잡겠다는 당찬 꿈을 꾼다.이로 인해 온몸에힘이 들어가 뒤땅 아니면 토핑을 내고 만다.
그러나 1백타 골퍼가 파온을 시킨다는 것은 애당초 무리다.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어쩌다 생기는 행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프로들도 파온에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반면 보기플레이어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3온2퍼트 작전으로 나간다.세컨드샷을 그린 근처에 붙인뒤 짧은 칩샷에 승부를 건다.칩샷이 홀컵에 붙으면 파가 되고 「아니면 말고」식이다.
자제력에서도 차이가 난다.보기플레이어는 채를 선택할 때 코스의 구조나 세컨드샷을 고려해 3번우드 혹은 아이언을 뽑는다.그러나 1백타 골퍼는 어떤가.코스조건은 안중에도 없다.거리를 내겠다는 일념에 오로지 드라이버만 빼든다.
티샷이 OB가 나도 채를 바꿔잡기는 커녕 OB를 만회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힘은 더 들어간다.한홀에서 OB를 두 세방씩 내고 1백타를 넘겨 「영원한 장애인」 소리를 듣는 이유가 바로여기에 있는 것이다.
골프의 묘미는 떨어지겠지만 1백20야드 쇼트홀의 경우 퍼터로만 굴려도 최소한 보기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자.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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