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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 총선 공격이 최선의 방어 물고 물린 돈싸움 가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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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치권에 「돈싸움」이 점입가경이다.「대선자금」과 「공천헌금」등을 둘러싼 공방전이 갈수록 치열하다.15일에도 각당의 대변인.부대변인들이 총동원돼 상대 당(黨)을 맹폭격했다.
국민회의는 16일부터 신문광고를 게재하겠다고 선언했다.광고의제목은 「쓸만큼 줬습니다」.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아들 재헌(載憲)씨가 대선자금과 관련해서 했다는 말을 제목으로 잡은 것이다. 김대중(金大中)총재는 15일 제주도에서 『노재헌씨가 협박때문에 당초의 말을 번복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다.당 대표단은 이날 검찰총장을 찾아가 대선자금 수사를 요구했다.
선거 당일까지 끝까지 대선자금을 물고 늘어진다는게 국민회의의전략이다.하루 한건 이상씩의 대변인 논평,당지도부의 공격성 발언을 계획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15일 김철(金哲)대변인,기현정(奇鉉政)부대변인은물론 강용식(康容植)선대위 상황실장까지 총출동해 국민회의의 공천헌금을 물고 늘어졌다.
金대변인은 『공천헌금으로 여론에 몰린 국민회의가 대선자금을 정치쟁점화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노태우 비자금의 수수자인 金총재부터 입장을 정리하라』고 비난했다.
奇부대변인은 『金총재는 93년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라는 책에서 「단 백원도 떳떳지 못한 돈을 받지 않고 단호히 거절했다.이 말들은 김대중이 온몸으로 하는 언어다」라고 했었다』며 과거를 들춘뒤 『대선자금을 얘기하기 앞서 자기 당 의 공천헌금파동부터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라』고 화살을 쏘아댔다.康실장도 『국민회의는 돈놓고 공천먹기하는 무전무천(無錢無薦),유전유천(有錢有薦)정당』이라며 맹비난했다.
자민련도 싸움에 가세했다.이동복(李東馥)대변인은 이날 2건의논평을 냈다.모두 돈얘기다.李대변인은 『국민회의와 민주당은 서로 공천헌금 시비를 자제하라.국민적 관심사는 대선자금 시비일뿐』이라며 야당이 일치단결해 대여전선(對與戰線)을 형성할 것을 제의했다.
李대변인은 한걸음 더 나아가 『비자금 사건이 매듭되지 않으면또 한차례의 과거청산이 불가피하다』는 초강경 논평을 냈다.『현정권이 끝난 다음에 보자』는 일종의 협박이다.
민주당은 이날 15대 국회에서 야3당이 공동으로 청문회를 열어 대선자금을 밝힐 것을 총선전에 합의하자고 국민회의와 자민련에 제의했다.
여야의 「돈 공방」은 물고 물리는 형국을 띠면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하지만 일방적으로 어느 한당이 싸움을 리드하기는 힘들것 같다.서로 약점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신한국당은 대선자금 자체가 약점이고 국민회의는 때마침 터져나온 공천헌금 파문이 악재다.자민련도 김종필(金鍾泌)총재의 독도연관설 때문에 꼬투리를 잡힌 상태다.「공격이 최선의 방어」-.
앞으로 상당기간 각당은 이런 전략에 따라 행동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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