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과 룸살롱 세율 아직도 똑같은 잣대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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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소비세를 내는 곳은 이제 룸살롱과 골프장뿐이다. 최경주와 박세리를 배출한 나라인데 룸살롱과 골프장의 세율이 같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경기도 용인의 코리아와 골드 골프장을 운영하는 이동준(68·사진) 코리아 골프&아트빌리지 회장은 ‘골프 전도사’다. 골프를 권유하는 것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골프를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코리아 골프장에서 23일 이 회장을 만났다.

그는 “골프가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벌써 지났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저렴한 가격에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하려면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말고 세금을 감면해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래야 해외로 나가는 골퍼의 발길을 잡아놓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이르면 9월 시행 예정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과 관련해 할 말이 많다고 했다. “지방 골프장 세금을 감면해 주는 정부의 조치는 반길 만한 일이지만 수도권 골프장에서 여전히 고율의 세금을 거두는 건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 골프장 사업주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해 정부가 전향적 정책을 내놓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골프장 그린피가 비싼 건 순전히 세금이 많기 때문”이라며 “전 세계 골프장 가운데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곳이 한국, 그 가운데서도 수도권 골프장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발 더 나아가 “경관이 좋은 골프장 주변에 수준급 숙박시설을 갖춘 골프 리조트를 많이 건설해 해외 관광객을 국내로 불러들이겠다는 생각은 왜 못하느냐”며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을 주문했다.

무역업체를 운영하던 1979년 1억 달러 수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던 이 회장은 82년 골드골프장을 설립하면서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코리아와 골드 골프장 이외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일본 오사카, 중국 상하이 등에서도 골프장 사업을 하고 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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