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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는 기쁨’에 푹 빠진 외국계 기업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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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관리전문기업인 한국EMC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경’을 프랑스로부터 돌려받기 위한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 안에 직지심경 관련 디지털 정보를 정리해 놓은 사이트를 따로 마련해 놓았다. 청주 고인쇄 박물관이 보유한 유물과 고문헌 자료의 디지털 정보화 및 저장 작업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문화재청과 ‘1문화재 1지킴이 운동’ 협약을 맺은 올림푸스한국은 궁중문화재 유물 사진의 데이터베이스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컴퓨터 모니터상의 색상을 실제 색감에 최대한 가깝게 구현하는 ‘리얼픽스’ 기술을 적용한다. 문화재 복원이 필요한 경우 이를 참고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신문용지 제조사인 한국노스케스코그는 2000년부터 전주공장 안에 ‘전주한지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한국 문화 보존과 함께 본사가 있는 프랑스의 예술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이 회사는 2004년부터 해마다 10월에 국립극장과 함께 한국가요제를 개최하고 있다. 전통 선율과 리듬을 활용한 창작곡이면 무엇이나 참여가 가능하다. 그간 국악 가요는 물론 국악 댄스, 국악 발라드, 국악 탭댄스까지 등장했다. 대상 수상팀은 상금 1000만원을 받는다. 무료 야외공연인 국립극장 토요문화광장도 후원한다. 한편으론 밀레 작품전이나 앙리 브레송 사진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파리 나무십자가 합창단 내한공연 등을 후원해 프랑스 문화의 한국 전파에 일조하고 있다.

푸르덴셜은 매년 10월 첫째 토요일에 ‘글로벌 자원봉사 데이’를 연다. 직원들이 농촌 일손을 돕고 있다. [푸르덴셜 제공]

전통문화 지원 못지않게 외국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분야가 청소년·어린이 복지 문제다. 한국푸르덴셜파이낸셜은 2002년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한국 메이크어위시(Make-A-Wish) 재단’을 설립해 후원하고 있다. 1999년부터는 매년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 대회를 열고 있다. 전국의 우수 자원봉사 학생을 발굴해 장학금을 준다. 소니코리아는 한국메세나협의회와 함께 저소득층 초등학생을 위한 ‘소니 드림키즈 데이’를 2005년부터 해마다 네 차례씩 열고 있다. 참가 어린이들에게 국악뮤지컬·오페라·영화 관람과 도예 작업 체험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자사의 홈시어터와 빔 프로젝터, 노트북 등을 활용해 지방 초등학교에 소규모 영화관을 만들어주는 ‘소니 스쿨 시어터’ 사업도 시작했다. 2월엔 경기도 평택의 내기초등학교, 6월에는 강원도 홍천군의 홍천초등학교에 이 시설을 해줬다. 이 회사 윤여을 사장은 “물질적 지원을 넘어서, 문화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자동차업체들은 환경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환경재단과 공동으로 매년 두 차례 ‘렉서스 환경학교’를 연다. 초등학교 4~6학년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환경 강좌와 야외 체험 학습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포드코리아도 ‘포드 환경 후원 프로그램’의 하나로 국내의 환경보호 단체 및 개인에게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자사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을 타고 우포늪 등 생태 보호지역을 방문하는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제약회사들의 관심은 아무래도 건강이다. 한국화이자는 만성질환 환자들을 위한 ‘사랑의 병원 그림 축제’를 2002년부터 해마다 열고 있다. 2003년엔 학생들에게 심장·혈관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서울 창경궁로 국립서울과학관 안에 ‘심장혈관의 집’을 마련했다. 2006년에는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화이자 국제협력 특별공로상’을 제정했다. 의학연구 분야에서 국제적 공로를 인정받은 국내 의료인에게 이 상을 수여한다. 한국얀센은 한국복지재단이 진행하는 북한 어린이 돕기 운동에 매년 20만 달러어치의 의약품과 영양식을 기부한다. 또 한국존슨앤드존슨 등과 함께 유방암 퇴치 캠페인과 모유 먹이기 운동도 펼치고 있다.

이나리 기자, 장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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