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총선 앞두고 與野 4黨 돌발惡材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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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4.11총선 가도는 지금까진 비교적 순탄했다.고소.고발,설전(舌戰),보수론 싸움,지역감정 공방,3金청산 논쟁등이 있었지만마음을 졸이게 하는 큰 사건은 없었다.그런데 선거운동 개시일이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자금.공천헌금. 독도협상 비사등큰 시비성 쟁점이 잇따라 터져 각당에는 악재(惡材)경보가 내렸다. 각당은 역대 선거에 비춰볼때 앞으로도 터질 수 있는 악재시리즈가 부동표와 선거 판세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 보고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14대총선때 안기부 공작원들이 민주당 홍사덕(洪思德)후보를 겨냥한 흑색유인물을 뿌렸다가 엄청난 타격을 받은 적이 있다.요즘 신한국당이 제일 걱정하는 악재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대선자금 문제와 지역구에서 터져나올지 모 를 돈봉투.
관권개입.선거공작등이다.
강삼재(姜三載)총장은 14일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사건,대선자금 문제가 잠잠하던 터에 노재헌(盧載憲)씨 발언이나와 걱정』이라며 파장을 우려했다.姜총장은 『알아보니 盧씨측에서 무슨 계획이 있는 것같지는 않다』며 신속히 불을 끄려 했다. 선거기획단의 한 핵심 실무자는 선거지휘부가 「돈봉투」악재의유령(幽靈)을 겁내고 있다고 귀띔했다.그는 『야당진영과 언론에서 눈에 불을 켜고 돈봉투를 잡아내려 하고 있다』며 『어설픈 지역후보가 초조감에 쫓겨 돈봉투 살포라는 무리수를 둘까봐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공무원들이 당선이 유력한 후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선거에 개입하다가 실수를저지른다면 당에는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92년 대선때 이선실(李善實)간첩사건이라는 악몽(후에는 관련없음이 드러났지만)을 겪었다.이번에 국민회의가 심히걱정하는 악재는 김대중(金大中)총재에 대한 여권의 추가자금지원사실,공천헌금같은 비밀과 관련된 내부폭로다.또 신순범(愼順範)의원같은 의원 수뢰도 염려스럽다.호남.서울등 자치단체장을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역(逆)관권개입 파문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국민회의는 악재의 초점을 흐리기 위해 14일 「김영삼대통령의 3천억원수수」 설,이기택(李基澤)전민주당대표의 공천헌금 착복설등으로 전방위 난타전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李상임고문의 공천헌금 착복설이 불거져나오긴 했지만 李고문의 반격이 강해 악재의 수준으로까지는 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박계동(朴啓東)의원의 비자금 폭로때 여권공작설,2중대설에 시달린 적이 있다.민주당은 국민회의가 집요하게 물고늘어질 2중대설(민주당이 여권의 2중대라는 것)이 또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나 사건을 경계하고 있다.
자민련도 악재에 대해서는 얼굴이 굳어진다.자민련에는 현재 정치권에서 전국구 거액 공천헌금설,김종필(金鍾泌)총재의 1백억원대 비자금설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독도협상때 金총재가 「제3국 조정」을 일본에 제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가 공개된 것처럼 자민련은 공천헌금,지역구공천 금전시비 같은 것이 폭로의 형태로 등장한다면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된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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