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도 잘 하신다는 박할아버지의 회고담 하나 들어볼까요. "3, 4년 전 여름이여. 군산 해수욕장에 아들.손자들하고 같이 놀러갔지. 그런데 갑자기 '사람이 빠졌다'란 외침과 함께 멀리서 두 사람이 허우적대는 거야. 얼른 들어가 한명 꺼내오고, 또 들어가 다른 한 사람도 건졌지. 20대 처녀들이었어. 두번째는 물을 많이 먹어 무릎 위에 뉘어놓고 토하게 한 다음 인공호흡도 했어. 그 처녀들은 창피한지 고맙다고 꾸벅 인사하고선 허겁지겁 자리를 피하데. 구조대 경험은 없지만 지금도 헤엄치면 30~40리는 갈걸."
▶ "힘들 때엔 지키지 않아도 좋다. 젊은이들이여." 꾸준히 자기관리를 하는 노인들에겐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하다. 10여년전부터 서울 남영동 영헬스클럽에서 매일같이 몸을 다져왔다는 신공호(70)옹이 전철안 노약자석 손잡이에 ‘가볍게’ 매달리는 근력을 과시하고 있다. 신공호옹은 week& 독자모델 1호다. [촬영 협조=서울지하철공사 신정차량기지]
박할아버지 같은 분은 그저 예외적인 경우라고 치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정합니다. 보통의 60,70대 어르신들이 그토록 체력이 넘쳐나긴 힘들겠지요. 일흔을 넘기신 저의 아버님은 "세상에 나이 든 것보다 서러운 건 없다"고 자주 말씀하시곤 한답니다. 틀니 때문에 고기 등을 입에도 못 대시고 얼굴 인상마저 달라진 모습을 보노라면 저도 눈시울이 붉어지곤 하니까요.
그래도 노력하면 지금보다는 좀 나은 '섹시한 노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부터 중앙일보 week&이 지면을 통해 말씀드리는 내용은 기사라기보다 어르신들께 올리는 편지와도 같답니다. 읽기 좋으시라고 글자를 크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분명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지만 어르신들께서 어깨 쭉 펴시고 당당하게 살아가셔야 '예비 노년'인 저희 젊은 사람들도 희망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글=최민우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독자 모델=신공호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