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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사일 발사파문 관계국 입장-중국의 속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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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국이 당초 경고대로 대만 근처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대만 해협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중국의 미사일 발사 파문은 불안한 동북아 정세를 한층 더 뒤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중국 무력행사의 목적,사태의 향방,한국.미국.일본정부의 입장과 대응,대만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편집자註] 중국이 미사일 발사훈련을 강행한 것은 대만에서 일고 있는 탈(脫)중국 움직임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리덩후이(李登輝)대만 총통이 지난해 6월 미국을 방문한 뒤 중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리위안추(李元簇)부총통이 비록「통과 비자」이긴 하지만 미국행을 감행하고 세네갈과 수교하는 등 최근 대만 행보가 심상치 않다고 중국 지도부는 보고 있다.
국민당 李총통이나 민진당(民進黨)당수 펑밍민(彭明敏)등은 완급의 차이가 있을 뿐 본질적으로 독립을 꾀하긴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이 최초의 민선 총통이란 정통성을 확보하게 되면 미국 등을 업고 탈중국에 더욱 열을 올릴 게 뻔하다.
총통 선거를 계기로 분리독립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기정 사실로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따라서 중국은 대만이 독립 운운했다간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보여주려는 것이다.
지금까지 가해졌던 무력시위 차원이 아닌,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위협을 가하는 수준까지 군사훈련 강도를 끌어 올려 아예 쐐기를박겠다는 얘기다.
중국은 특히 미국이 기회만 있으면 「대만 카드」를 꺼내 중국을 괴롭히려 하고 대만 지도자들로 하여금 탈중국을 꾀하도록 뒤에서 조종한다고 믿고 있다.
미국의 무력위협 자제 요청을 무시하고 훈련을 밀어붙이는 것도『대만문제는 어디까지나 중국 내정이니 간섭치 말라』는 강력한 경고를 내포하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 육.해.공 3군이 참가하는 대규모 상륙훈련과 해상 기동훈련을 실시하되 훈련 기간도 선거후까지 계속할 요량이다. 미사일 발사횟수도 지난해 6회보다 대폭 증가시키고 동해함대는 지룽(基隆)을,남해.북해함대는 가오슝(高雄)을 목표로 함포사격 훈련을 하는 등 대만전체를 목표로 한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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