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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여부는 외국 기업 유치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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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구역청은 행정기관이라기보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진 기업에 가깝습니다”.

지난 4월 제2대 청장으로 취임한 이헌석(62)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투자자가 왕”이라는 한 마디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손을 댄 것도 실·국 위주의 관료 조직을 사업본부 위주의 기업 조직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목표관리·성과평가제가 도입됐고 원스톱 서비스를 위한 테스크 포스도 상설화했다. 그는 이를 “글로벌 수준의 기업 마인드를 갖추기 위해 우리 자신이 변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건교부 기획관리실장과 철도기술연구원장,서울산업대 철도전문대학원장 등을 역임한 이 청장은 올해 초 공개모집을 통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뽑혔다.

-지난 5년간의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성과를 든다면.

“비행기의 이착륙 과정에 비유한다면 이제 도약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간 국제도시의 기반 시설을 어느 정도 갖췄다. 인천대교와 동북아트레이드타워, 국제학교, 지난달 기공식을 가진 151층 쌍둥이 빌딩 등이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다.

투자유치 분야에서도 MOU(투자양해각서)를 제외하고도 6월말 현재 외국인 투자 38건 114억 달러를 포함, 모두 48건 477억 달러의 유치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비전은.

“동북아 최고의 ‘국제 비지니스 도시’가 궁극의 목표다. 중국과 가장 가까운 거리의 수도권이라는 지정학적 이점과 최고 수준의 공항·항만,그리고 풍부한 고급 인력 시장을 갖춘 점이 경쟁력이다. 이같은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송도는 IT·BT 등 지식기반산업과 교육 및 의료 비지니스가 어우러지는 글로벌 시티로, 영종도는 국제항공물류도시로, 청라는 국제금융 및 레저 단지로 개발해 나갈 것이다.

국제 비지니스 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특히 환경에 많은 투자를 할 것이다.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설계 하에 시공되고 있으며 도시 내 교통 시스템도 대중교통과 자전거 등 친환경 교통수단 위주로 짜여질 것이다.”

-수도권 규제 등으로 ‘경제규제구역’이라는 불평도 많은데.

“사실이다.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푸둥, 두바이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균형 개발이라는 형평의 논리를 벗어나 선택과 집중,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효율의 논리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다행히 새 정부들어 수도권 규제 합리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기대되고 있다. 수도권 규제 합리화 외에도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각종 현안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특별법 제정이 꼭 필요하다.”

-외자유치 전략은.

“경제자유구역의 성공 여부는 외국 기업 유치 여부에 달렸다. 우선 우리 자신들이 ‘투자자는 왕’이라는 글로벌 비지니스 마인드로 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경쟁 대상이 국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1~2년내에 굵직한 인프라 사업이 속속 마무리 되면서 외자 유치도 속도를 내게 될 것이다.이를 위해 차별화된 전략과 아이디어로 세계 경제 흐름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투자에 따른 인센티브도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맞춤형으로 개발해 제시해야 하는 시대다.”

-외국 경제 특구와의 차별화 전략은.

“첫째, 중국 시장의 전초기지화 전략으로 동북아 허브를 구축하는 것이다. 중국과 가까운 이점과 우리 나라의 첨단 기술의 강점 등을 살려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둘째,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중국의 경제특구들보다 늦게 출발했다. 그러나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기업환경 및 거주환경을 제공하는 최고 수준의 경제특구가 될 것이다.”

인천=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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