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 성지 옛 전남도청을 지켜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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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릴 상황에 처한 5.18 광주민주화의 '성지'인 옛 전라남도청을 지켜달라는 네티즌들의 온라인 청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광주광역시 동구 광산동에 위치한 옛 전남도청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선 시민군이 최후 항전을 벌였던 곳이다. 영화 '화려한 휴가'의 후반부에도 비중 있게 등장한 장소로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짓기 위해 2012년 5월 18일 개원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갔다.

네티즌 ID '좀비론'은 다음 아고라(agora.media.daum.net) 네티즌 청원란에 "5.18민주화운동의 성지인 광주 옛 전남도청을 구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광주시청에서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낡은 구도청 건물을 허물고 편의시설(상업용도)을 지으려 하고 있다"며 "5.18의 유일한 역사적 공간인 도청은 원형 그대로 보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나라는 역사의 증거가 될만한 것들도 보기 싫다는 이유, 또 편의를 이유 등으로 철거하고 없애는 경우가 많다"며 "(도청 건물) 겉은 원형 그대로 두고 안은 5.18 박물관과 인권 박물관의 형태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1300여명의 네티즌들이 이 청원에 힘을 보탰다. 네티즌들은 우리 민주화의 역사가 숨쉬고 있는 곳을 지켜야 한다며 서명을 하는 한편 해당 게시물을 인터넷 사이트에 퍼뜨리고 있다. 한 네티즌(ID 기주비메)은 "옛 전남도청에는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우리의 숭고한 정신이 깃들어있다"며 "절대 사수해야 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ID queenB)은 "예전에는 민주화 성지 기념화 사업 일환으로 역사기록관 형식의 박물관을 만들 예정이었다"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갑자기 새로운 건물을 짓는다고 한다. 광주 시민들도 지금 뒷통수 맞은 기분이다"고 썼다. 'ddalgi75'라는 ID를 사용하는 네티즌도 "도대체 왜 이렇게 싸워야 하는 것들이 많냐"며 "국민들은 정말 힘들다"는 내용의 글을 적었다.

한편 옛 전남도청 자리에 짓게 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민간자본 1조 7000억원 등 총 5조 3000억원이 투입되며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적 기념공간이 될 민주평화교류원을 비롯, 아시아문화(정보)원·문화창조원·아시아예술극장·어린이지식문화원 등이 들어선다. 현재 5.18유족회, 5.18구속부상자회, 5.18부상자회, 5.18기념재단 등 5.18 관련 단체들은 공동대책위를 만들고 옛 전남도청 철거 저지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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