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나라 쿠웨이트서 온 스키어 바샤르 용평국제대회 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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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국제스키무대 시상대에 쿠웨이트 깃발을 올려보는 것이 꿈입니다.』 바샤르 후네이디(33.쿠웨이트)는 사막에서 온 스키어다.쿠웨이트 유일의 스키선수이자 국가대표로 2일 끝난 96용평국제알파인스키대회에 출전해 눈길을 모았다.바샤르의 성적은 21개국 93명의 출전선수 중 꼴찌에 가까웠다.
네차례의 레이스중 두차례만 완주했을 뿐 나머지 두차례는 경기장인 용평 실버라인의 급경사를 극복하지 못해 중도 기권했다.완주기록조차 선두권과 10여초나 차이가 나 피니시라인을 밟은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바샤르의 국제스키대회 참가는 이번이 두번째.지난달 95하얼빈겨울아시안게임에서 대회전 28위,슈퍼대회전 41위의 성적을 올렸다. 『아직 성적이 미흡하지만 실망하지 않습니다.눈길을 달린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하니까요.』 바샤르는 미국유학시절인 79년(당시 16세) 캘리포니아주 스쿼어밸리스키장에서 처음 스키화를 신었다.이후 「눈(雪)에 반해」 아예 스키선수로 등록했다.
미국 새크라멘토 주립대(공학석사) 출신으로 미국과 쿠웨이트에 공장을 3개나 소유한 부자다.
바샤르의 국제무대입상이 손쉬울 것 같진 않다.그러나 그가 단순히 「재미로」 선수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1년에 3개월씩 미국 스키리조트에 캠프를 차리고 맹훈련을 할만큼 그는 진지하다.
부자답지않게 전세비행기 대신 루프트한자 2등석을 타고 한국에온 그는 내년에는 보다 나은 성적으로 실버라인에 오를 것을 다짐했다.
평창=임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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