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난기류 중남미 日로 급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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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2002년 월드컵 유치를 둘러싸고 한국과 경합중인 일본이 최근들어 부쩍 유치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개최지 결정의 키를 쥐고있는 중남미쪽 공기가 심상찮아 한국의 유치전선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 외무장관이 일본지지를 공식 발표한 데 이어 27일에는 브라질의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소대통령마저 일본지지를 표명하고 나섬으로써 한국에 적잖은 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것. 사실 중남미 집행위원국가들(7개국)의 일본지지 선언이 있을것이라는 우려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이므로 그리 놀랄만한일은 못된다.그러나 문제는 이들 국가의 의사표현 방식에 있다.
이들국가가 이처럼 국가별로 일본지지를 선언하는 개별방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집단화」 할 경우 경제력을 앞세운 일본의 「중남미 싹쓸이」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을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친(親)일본쪽이라 할 주앙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FIFA)회장과 평소 사이가 좋지않은 것으로 알려진 브라질의 히카르도 테이세이라위원,힐레르모 카네도위원(멕시코),잭 워너위원(트리니다드토바고)등 중 남미의 반(反)아벨란제세력들이 아벨란제회장에게 굴복했다는 소식이 전해져오고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호치신문은 브라질소식통의 말을 빌려 『이들 반 아벨란제 3인방중 수장격인 테이세이라위원은 지난해말 불거져나온 스캔들 파문을 아벨란제회장이 무마시켜 주는등 집요한 설득작업으로 일본지지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중남미쪽의 일본지지 움직임은 일본정부가 하시모토 류타로총리 취임이후 다양한 외교채널을 통해 이들 국가를 공략,유치문제를 경제지원과 연계시켜 논의하는등 적극적으로 개입한 때문인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회장은 3일부터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남미축구연맹회의(CONMEBOL)에 참석,FIFA집행위원들의 집단적인 일본지지를 차단하는 한편 아벨란제회장의 아프리카공세를 막기위한 전략을 수립중이다.일부 중남미위 원들이 사석에서는 한국지지를 표명하고 있음에도 중남미를 겨냥한 일본의 물량공세를 막지 못한다면 한.일간의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아프리카가 캐스팅 보트를 쥐게될 공산이 높은 탓이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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