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꿈의여정 50년 칸타빌레] 115. 건강 관리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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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유명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패션쇼에 참석한 필자.

나 자신과 팬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내 몸과 내 목소리를 유지하는데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두세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10년 후까지 활동’이라는 보다 명확한 목표가 생기자 나는 더 이상 나이 드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약속한 10년 후와 하루하루 가까워진다는 것이 나에게는 즐거움이었다.

나이에 비해 건강하고, 나이에 비해 몸매도 피부도 젊어 보인다는 건 확실히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정적인 생각을 줄여준다. 그리고 건강과 젊음을 유지해야겠다는 뚜렷한 목표는 그 과정의 노력을 행복하고 즐거운 일로 바꿔준다.

나는 건강한 몸과 좋은 체격·피부를 부모로부터 물려받았다고 생각한다. 50년 동안 이렇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좋은 목소리를 타고난 것 이상으로 부모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아울러 무대 위에서 보다 열정적으로, 보다 힘있게 노래 부르기 위해 이미 오래 전부터 몸에 밴 습관들은 그것을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솔직히 나는 타고난 대식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오래 전부터 소식을 해왔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과식했다고 여겨지는 날에는 반드시 운동량을 늘렸다. 수영, 1~2㎞ 걷기, 요가 1시간 정도, 그리고 소식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내 습관이며 건강 유지의 비결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나만의 철칙이 있다. 그것은 가급적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부의 힘에는 의약품·건강보조식품, 각종 시술·수술 등이 포함된다.

나는 부득이 해열진통제를 먹어야 할 상황에서도 성인 정량의 절반만 복용한다. 약의 힘을 빌리는 대신 자연스럽게 나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건강보조식품이나 보약 같은 것도 잘 먹지 않을뿐더러 그다지 신뢰하지도 않는다.

요즘 연예인들은 워낙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식사도 제때 못하고 잠도 몇 시간 못 자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런지 ‘링거 투혼’이라는 기사가 마치 인기의 척도처럼 심심치 않게 보도되곤 한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공연이 힘들어 과로로 쓰러지거나 그 흔한 링거를 맞은 적은 없다. 링거를 딱 세 번 맞은 것으로 기억한다. 그 중 두 번은 정아와 카밀라를 낳았을 때였고, 나머지 한 번은 길옥윤 선생과 이혼한 뒤 심한 신경쇠약으로 공연 도중 쓰러졌을 때였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이 궁금히 여기는 패티 김만의 건강 관리법이라든가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로 딱히 내세울 게 없다.

패티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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