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은 채권 투자와 상극이다. 금리는 정해져 있는데 물가가 오르면 받는 이자의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유통시장에서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의 값은 떨어진다. 보유 중인 채권을 내다 팔 때 손해가 난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인플레이션 연계채권이다. 현대인베스트먼트 자산운용이 5월 말 출시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연계채권 펀드’는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을 편입해 운용한다.
◇대상과 특징=이 펀드는 영국계 HSBC 은행의 자회사인 시노피아 자산운용의 인플레 연계펀드 ‘GILB 펀드’를 복제했다. 운용도 시노피아에 위탁한다. 모펀드는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국 인플레이션 연계채권을 80%, 한국과 브라질·멕시코 등 신흥시장 채권을 20% 정도 보유하고 있다. 선진국 채권은 안전성은 높지만 수익률이 낮아 신흥국 채권으로 보완하는 구조다.
◇이것이 장점=일반채권은 물가가 올라도 받을 수 있는 이자(쿠폰)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연계채권은 원금을 물가상승률에 연동시키기 때문에 물가가 오르면 원리금을 더 많이 받게 된다. 현대 인베스트먼트 자산운용 박영욱 마케팅팀장은 “채권 가격이 실질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에 명목금리가 올라도 가격 변동폭이 작은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이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0.41%로 해외 채권형펀드 평균 수익률(0.1%)보다 네 배나 앞섰다.
◇이것은 고려해야=아무리 실질금리에 연동된다 해도 금리가 급격히 뛰면 채권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모펀드가 편입한 채권의 만기가 긴 편이어서 가격 변동에 좀 더 취약한 편이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편입 채권 중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의 채권은 부도 위험도 안고 있다. 이 밖에 장기 투자 시 주식형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약점도 있다.
최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