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구별’과 ‘구분’은 구별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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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주부터 원산지표시제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쇠고기의 원산지는 물론 한우·육우·젖소 등 종류도 ‘구분’해 표시해야 한다. 표기 방법이 복잡해 음식점 주인도 혼란스러워하지만 헷갈리는 게 또 있다. ‘구분’과 ‘구별’의 차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선 ‘구분’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전체를 몇 개로 갈라 나눔’으로, ‘구별’은 ‘성질이나 종류에 따라 나타나는 차이. 또는 그것을 갈라놓음’이라 풀이하고 있다. 얼핏 봐선 둘을 동의어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방식에 있어 둘은 다른 개념이다.

“피카소의 그림은 그가 주로 쓴 색채에 따라 ‘청색시대’ ‘적색시대’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처럼 쓰이는 ‘구분’은 전체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몇 부분으로 갈라 나누는 것을 말한다. ‘구별’은 둘 이상의 것을 대상으로 그들 사이에서 차이를 느끼는 것으로 “장발이 유행하던 시대에는 남자와 여자가 구별되지 않았다”처럼 쓸 수 있다.

소를 종에 따라 한우·육우·젖소 등으로 나누는 것은 ‘구분’이고, 국내산과 수입 쇠고기는 ‘구별’해 표시해야 한다.  

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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