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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전설로 남은 독도 강치 '리앙쿠르 대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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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의 전설 ‘리앙쿠르 대왕’을 아시나요. 리앙쿠르 대왕은 1900년대 초 일본 어부들을 벌벌 떨게 했던 수컷 독도강치의 닉네임이다.

16일 독도본부 홈페이지에는 리앙쿠르 대왕의 비극적 운명을 다룬 글이 소개됐다. 몸길이 2.88m, 몸 둘레 3.1m, 추정체중 750kg을 넘는 세계 최대급 강치 리앙쿠르 대왕은 1931년 일본인에게 잡혀 박제 신세가 되고 말았다.

당시 독도강치는 일본 어부들에게 '돈'이 됐다. 가죽을 벗겨 가방 등 피혁제품을 만들고 피하지방은 기름으로, 살과 뼈는 비료로 쓰기 좋았다. 어린 새끼는 생포돼 서커스용으로 팔렸다. 시마네현의 어부였던 나카이 요사부로(中井養三郞)는 강치를 잡는 데 유독 혈안이었다. 강치 사체 썩는 냄새가 울릉도까지 날아와 일본정부조차 나카이에게 경고를 내릴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나카이는 현재 독도를 편입하려는 일본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인물로 전해진다. 그는 1900년대 초 아예 독도 어업권을 독점하려 작심했고, 일본 정부의 알선을 받아 대한제국 정부에 독도어업독점권을 청원했다. 이에 일본 해군성 수로국은 '독도는 주인이 없는 땅이니 일본 정부에 독도편입 및 대하원을 제출하라'고 했고 나카이는 독도를 편입해 달라는 안을 내무성·외무성·농무성에 제출했다. 독도본부에 따르면 일본이 현재 바로 이 문서를 가지고 독도 편입 증거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리앙쿠르 대왕은 어부가 발사한 탄환에 겁먹지 않고 망을 입으로 찢는 등 기세가 몹시 사나웠다고 한다. 그러다 1931년 7월 일본 어부에게 포획돼 지금은 박제 형태로 시마네현 산베자연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독도본부 관계자는 “리앙쿠르 대왕이 하도 강해 총알이 가죽에 빗겨져 나갈 정도였다는 기록이 박물관에 남아있더라”며 “박제에는 총에 맞은 머리 등 당시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전했다.

김진희 기자, 사진 출처=독도 본부

☞강치
강치는 바다에 사는 포유류로 몸은 물개와 비슷하나 조금 작다. 몸통 색은 검은 갈색이며 다리는 지느러미 모양이다. 앞·뒷다리가 지느러미처럼 돼있어 기각류(脚類)라고 불린다. 육상에서 앞쪽으로 다리를 굽혀 보행할 수 있으며, 앞다리를 밀듯 몸을 일으켜 꽤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반면 바다표범은 뒷다리가 직선으로 뻗어있을 뿐 허리를 들어 올릴 수 없고, 앞다리만을 사용해 몸을 출렁이면서 애벌레처럼 전진하는 것이 특징이다. 도움말=독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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