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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암보험도 파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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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보험사들이 보장성 보험의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 판매)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만기환급이 없는 보장성 보험(상해.질병.간병보험 등)의 은행 판매를 허용하는 2단계 방카슈랑스가 시행됐지만 그동안 은행과 보험의 상품 준비가 되지 않아 판매가 미뤄져 왔다.

특히 이번에는 기존 보험보다 보험료가 10~15%가량 싼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2003년 9월 1단계 방카슈랑스 실시로 유통경로가 단순화됐는데도 보험료가 낮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각 보험사에 신계약비(마케팅 비용 등)를 표준치의 70% 수준으로 하도록 지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하나생명은 지난 20일 암에 대해 진단부터 완치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보장하는 '무배당 웰빙 암보험'을 방카슈랑스 전용 상품으로 선보였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금감원에 신고한 방카슈랑스 2단계 상품이었다"며 "금감원의 권유로 보험료를 예전보다 좀 낮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보험 가입 금액 1000만원을 기준으로 35세 남성이 80세까지 보장받을 경우 20년간 납기의 월 보험료는 2만5900원, 10년 납기는 월 4만2300원이다.

SH&C생명도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을 통해 입출금이 자유로운 '무배당 TOPS 변액유니버셜 보험'을 25일부터 판매한다. 일시납인 이 상품은 보험료가 최소 50만원, 최대 20억원으로 가입 후 보험료를 추가로 낼 수도 있으며 해약환급금의 50% 이내에서 중도 인출도 가능하다.

대한생명은 1년에 12차례까지 자유롭게 입출금을 할 수 있는 '다모아유니버셜보험'을 국민은행에서 22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또 다음달 초에 암보험과 건강보험을 방카슈랑스 전용 상품으로 개발해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 상품은 보장 기능을 보험설계사가 파는 상품보다 단순화하고 보험료도 소폭 내릴 계획이다.

흥국생명은 드림토탈캐어보험, 드림암보험, 드림어린이보험 등 3개 상품에 대해 개발을 마치고 25일 보험개발원에 상품 인가 신청을 했다. 흥국생명은 이들 상품을 5월 말에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어린이보험과 상해보험을 6월 중순에 출시한다. 어린이보험은 월 보험료 2만~3만원으로 입원.수술.재해 및 중요 질병의 진단을 집중 보장하고 상해보험은 교통재해를 고액으로 보장하는 특징이 있으며, 월 보험료는 3만~4만원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동양생명은 직장인 보장보험, 여성 전용 보장보험, 종합보장보험 등을 7월 1일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여성이나 직장인을 주 타깃으로 하는 저렴한 상품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1단계 방카슈랑스와 달리 2단계 방카슈랑스에서 상품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업계는 보험업계와 은행의 대립으로 2단계 시행안이 3월 말에 확정돼 상품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으며, 각 보험사가 4월 초 기존 상품을 일제히 바꾸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2단계 상품이 보장성 보험이어서 1단계 상품에 비해 판매 수수료가 적기 때문에 은행 등이 상품 제휴 및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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