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선거가 치뤄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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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민의 71.9%가 서울시 교육감 선거 방식이나 선거일에 대해 ‘듣거나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서울시 교육감도 선거를 치뤄서 뽑나?” 하고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무슨 일을 겪어 내다, 주어야 할 돈을 내주다’를 뜻하는 동사는 ‘치르다’이다. 그런데 이를 잘못 활용해 “선거가 치뤄진다” “물건 값을 치뤘다”와 같이 쓰는 경우가 많다.

‘치뤄진다’ ‘치뤘다’로 활용해 쓰려면 기본형이 ‘치루다’가 돼야 한다. 그러나 사전에서 ‘치루다’를 찾아보면 ‘치르다’의 잘못이라고 돼 있다. ‘치르다’는 ‘치러, 치르니’로 활용되므로 “선거가 치러진다” “대가를 치르기 때문이다” “물건 값을 치렀다”처럼 써야 올바른 형태다.

서울시 교육감은 6조1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집행하는 막중한 자리다. 7월 30일은 시민의 손으로 교육의 백년대계를 책임질 막중한 자리에 누구를 앉힐지 선거를 치러야 하는 날임을 기억하자.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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