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 오늘도 '탕탕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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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윗층에서는 나를 자동적으로 새벽에 기상을 시킨다. 현재시각 오전 5시 30분. 여름이 다가오며 서머타임제도 실시되지 않는 이곳에서 5시에도 벌써 바깥은 훤하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5시니까 좀 더 자야지 하는 생각에 중국인이 여지없이 한방을 날린다. '탕탕탕!'

이곳 새 아파트에 월세로 들어온지 2개월. 2개월 내내 망치와 전동드릴 소리를 들으면서 아침에 기상하고, 소음이 멈추는 밤 9시가 되어서야

취침을 할 수 있다. 이 새 아파트는 입주가 6개월 전 부터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 아직도 공사중' 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이다. 중국에서 한국식 사고로 접근하지 말라는 얘기는 수도 없이 들었건만 이건 해도 너무 한다.

참다못해 이런 하소연을 중국에서 오랫동안 거주했던 한국인분에게 털어 놓았다니 그 분 역시 아내가 아파트에서의 공사 소음을 참다못해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하셨다고 한다. 아마도 입주 후 2-3년은 지나야 그 소음을 듣지 않을 수 있다는 기막힌 얘기를 듣게 되었다.

중국인의 습성중 하나로 알고 있는 것으로 자기것은 철저히 챙기지만 자기것이 아닌 것은 거의 무관심하며 신경을 쓰지 않는 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입증해 주는 실례로 대다수의 중국인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아파트의 계단은 다 쓰러질 것 같고, 계단에 전등도 없으며 먼지가 풀풀 날리고 벽에 온갖 스티커가 붙어 있지만 정작 아파트 내부를 가보면 천지차이다. 새로 인테리어에 근사하게 꾸며 놓은것이다.

바깥과 안이 그야말로 천양지차라고나 할까?
그래서 중국의 아파트 건설업자들 역시 내부 인테리어는 개인이 하게끔 최소한의 설비만 구비한다. 심지어 전등까지도 허가를 받기위한 전등이 있다는 것 정도의 조도와 구색만 갖추어서 품질 또한 형편이 없다. 왜냐하면 어차피 개인들이 새로 인테리어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국의 아파트는 입주가 되어서도 한참 동안 개인들이 전면 인테리어를 하느라 공사판이 벌어지는 것이다.
엘리베이트는 늘 공사자재로 인해 내부는 목판으로 덧 대어져 있으며 항상 먼지가 풀풀 날리지만 중국인은 별 상관 없다는 식이다. 중국인의 '메이꽌시'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아울러 현재 중국 역시 부동산 투자 열기로 인해 아파트 분양을 받은 주인들 역시 투자목적으로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타 지역에 거주하며 자기 마음 내킬 때 인테리어 공사를 함으로써 입주 후 한참이 지난 후에도 늘 공사가 진행되는 것이다. 한국처럼 준공 후 언제까지 입주를 해야된다는 규정도 없기 때문이다.

중국에 1년이상 거주하고자 아파트를 알아보시는 한국인 들이여! 절대로 새 아파트에 들어가지 마시기를. 중국인 역시 약아빠져서 품질 나쁜 환경호르몬 나오는 공사자재를 임차인이 온몸으로 다 흡수하고 공사소음을 다 귀로서 받아들이고 난 다음 여유롭게 들어간다는 사실을 숙지하기를 조언한다.

오늘도 난 윗층에서 공사하고 먹고 자는 인테리어 공사 인부들과 함께 동고동락한다.

중국 강소성 연운항시 주재원 조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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