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담배제조창, 문화공간 탈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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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구 도심인 중구 수창동 1번지 옛 KT&G 담배제조창(담배인삼공사 공장)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곳은 1923년에 건립된 국내 첫 담배제조창으로 96년 폐쇄된 뒤 지금까지 방치돼 왔다.

대구시는 담배제조창 터 1만5716㎡에 들어선 지하 1층, 지상 5층짜리 2개동 건물에 대구문화창조발전소(가칭)를 2013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공장·역 등 산업시대 흔적을 예술창작·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세계적 추세에 따라 제조창 건물을 허물고 도심 공원으로 조성하려던 애초 계획을 바꾼 것이다. 담배제조창 터는 총 4만8000여㎡로 나머지 3만3000㎡에는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에는 크게 문화 아이디어를 생산·실험하는 창조공간(지도상 수창2공원)과 여기서 생산된 아이디어를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소통공간(수창공원)이 조성된다.

이 중 2011년까지 조성될 창조공간에는 다기능 열린공간, 예술·기술연구소, 제작실, 음향미디어실 등이, 2013년까지 만들어질 소통공간에는 스튜디오와 화랑, 연구기관,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이 각각 들어선다.

시는 이 사업 추진을 위해 문화예술가 등 전문가 29명으로 추진위원회를 이미 구성했다. 위원으로는 이강숙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강준혁 성공회대 문화대학원장, 정준모 고향문화재단 전시감독, 곽훈 화백, 이의익 전 대구시장 등이 위촉됐다. 이들은 지난 11일 첫 회의에서 “건물이 내부 층고(4~5m)가 높고 근대사적 가치를 담은 데다 헐고 다시 이런 건물을 짓기 어려워 문화 예술 창작공간 등으로 활용하면 금상첨화”라며 시 계획에 찬성했다.

이곳은 시가 제조창 터 일부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용도 변경<지도 참조>하고 나머지를 기부채납 받은 것이다.

시는 작년부터 이 사업을 내부 검토하다 최근 추진키로 확정한 뒤 연말까지 예정으로 기본계획 용역에 들어갔다. 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오는 18일까지 신청받는 ‘근대산업유산 재창조로 예술창작벨트 조성사업’에 응모해 국비 지원도 받을 계획이다.

시 문화시설담당부서 권성아씨는 “예술인이 이곳을 창작 공간으로 이용하면 예술 장르 간은 물론 예술과 기술, 예술과 인문학 사이의 교류·창작 활동이 더욱 활발해져 대구를 문화예술도시로 바꿔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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