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美제품 日서 가격파괴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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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일본에 진출한 미국기업들이 가격낮추기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외국상품은 고급품으로 인식돼 왔다.이에 따라 일본사람들은 외제품을 사는데 기꺼이 비싼 값을 치렀다.한예로 미국에서 48달러 하는 J 크루사의 모직 스웨터가 도쿄(東京)에선 1백30달러에 팔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불황이 이어지면서 일본 소비자들은 싼 물건을 찾는데 명수가 되었다.『가격파괴 현상이 확산되면서 고가정책을 고수하는 업자들은 사기꾼 비슷하게 취급되고 있다』고 게이오(慶應)대학의 이세키 도시아키 마케팅교수는 말한 다.
J 크루사의 이가와 노리아키 부장은 『에디 바우어나 갭등 경쟁사들이 가격을 낮춤에 따라 백화점보다 독립매장 체제를 갖추는방식으로 의류가격을 인하하는 방안을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에디 바우어나 갭은 현재 일본내 판매가격이 미국보다 50%정도 높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 정도면 「적정한」 수준이라고 주장한다.이들 두 회사는 미국에서 30달러 하는 청바지를 50달러에 팔고 있다.이들은 미국보다 50% 높은 가격은 수입관세와 광고비 외에도 일본의 인건비와 건물임대료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일본 소매업계 인건비가 미국의 두배며,도쿄 상업지구내 건물임대료는 평방피트당 1백1.9달러로 뉴욕 중심가의 27.99달러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다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미국 기업들이 높은 가격을 받았던 것은 일본측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일본의 물건값은 미국의 두배 수준인데 이는 부분적으로 정부규제나 업계의 비공식적인 카르텔등에서 비롯된것이라는 지적이다.최근에야 이런 요소들은 조금씩 완화되기 시작했다. 다른 회사들도 종전의 가격정책을 바꾸고 있다.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일본어로 된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 가격을 올부터 22% 낮추었다.제너럴 일렉트릭(GE)제품을 취급하는 일본내 유통회사도 최근 GE 냉장고 값을 자그마치 70%나 인하했 다.
코카콜라사는 지난 수년간 캔콜라를 1백~1백10엔에 팔아왔으나 다이에이와 같은 할인소매업체로부터 번번이 인하압력을 받아왔다.그 결과 지금 6개(캔)들이 코카콜라는 약 5백엔으로 그전보다 20%정도 값이 낮아졌다.
일본 코카콜라사의 로버트 쇼트 수석 부사장은 『과거 일본에는한 제품에 하나의 가격만이 존재했으며 소비자들도 여기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다.그러나 이제는 소비자 위주의 영업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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