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자가발전 제품’ 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절약이 강조되면서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자가발전’ 기기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절전형 상품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에너지 자체를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무전력’ 제품들이다. 소비자에게 사용하는 재미도 제공하고 있다. 사람의 힘이나 태양열이 가장 일반적인 에너지원이며, 수압이나 풍력까지 활용하기도 한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의 유문숙 팀장은 “유지비가 전혀 들지 않는 것이 무전력 상품의 장점”이라며 “자가발전 상품의 종류가 지난해보다 3배가량으로 늘었고, 판매량도 5배를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옥션에서는 전원을 사용하지 않고 수압을 이용한 ‘기계식 비데’가 하루 평균 200개 이상 팔린다. 세면기의 온수와 냉수 배관에 호스를 연결한 뒤 손잡이를 돌리면 수압에 의해 노즐에서 물이 나온다. 수온·수압·노즐 조정 등 일반 비데의 기능을 갖추면서 파격적으로 싼 가격(1만~7만원대) 때문에 인기다. 주요 고객은 30~40대 주부들이라고 옥션은 밝혔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태양열은 자가발전의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옥션은 최근 2주간 태양열 제품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세 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해 주는 제품들로, 전기료 부담 없이 무제한으로 공짜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옥션에는 태양열 관련 상품 500여 종류가 등록돼 있다. 태양열 벌레퇴치기(1만6500원), 태양열 차량 공기청정기(3만원대)가 인기 상품. 태양열은 물론 형광등 아래서도 충전이 가능한 태양열 충전기(1만9900원)는 하루 평균 50개 이상 판매된다.

G마켓에도 자가발전 상품 840여 개가 등록돼 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솔라파워의 ‘태양열 정원등’(9800원)은 낮시간 동안 충전된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해 밤에 불을 밝히는 상품이다.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손전등이다. 값이 저렴하고, 낚시 등 야외활동을 통해 익숙해진 탓이다. 조이라이프가 내놓은 돼지모양의 ‘자가발전 손전등’(1000원)은 팝업 버튼을 누르는 간단한 손운동으로 배터리가 충전된다. 일레븐테크놀로지의 ‘자가발전 핸드폰 충전기’(4900원)은 고효율 자가발전기가 내장돼 있어 커넥터 연결 후 손잡이를 돌려 충전한다. 손으로 돌리면 전원이 충전되는 ‘자가발전 리모컨’(1만9800원)과 ‘라디오 겸용 손전등’(9000원) 등도 배터리 대신 인력으로 작동한다.

풍력을 사용한 제품도 나왔다. 옥션은 산속이나 섬처럼 전기가 없는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300W급 소형 풍력발전기(130만원)을 판다. 바람의 속도가 초당 2.5m면 발전이 시작되며, 초당 12m로 한 달에 210시간 작동하면 평균 50kWh의 전력을 만들어낸다. 자전거 앞에 달고 달리면 바람개비가 바람을 일으켜 불을 밝히는 자전거등(9800원)도 있다. 

박현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