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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선 상사옆 피할것-직장 초년생 性희롱 대처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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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직장인이 되라.』어느 직장에서든 상사의 말에 무조건 굽신대는 「예스맨」은 곤란.특히 여성직장인은 아주 단호하게 「싫다」고 말해야할 상대를 이따금 만난다.서류를 건네줄때 공연히 친한 척 손을 쓰다듬거나 몸을 부딪치는 상사,하나도 재미없는 음담패설을 시도 때도 없이 늘어놓는 직장동료,술자리에서 『뭐해 미스 김,부장님 술 한 잔 따라드려』하면서 과잉충성하는 선배.흔히 「성희롱」이라 부르는 이런 상황에처음 부닥친 여성은 대개 어떻게 대응해 야 할지 몰라 당황한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은 단 한 가지.「싫어요」「왜 이러십니까」「지금 뭐하자는 겁니까」「이런 짓 그만두세요」하고 거부의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것.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희롱을 당한 여성들은 당황할 뿐 아니라 직장내 인간관계가 껄끄러워질 것이 두려워 그냥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
하지만 성희롱이 1회로 끝나지 않을 경우 두고두고 곤란을 겪을 것이므로 당장 껄끄러운 관계를 감수하더라도 처음부터 「싫다」는 의사표현을 확실히 해야한다.
가벼운 성희롱은 대개 농담조이기 때문에 「분위기 깨기 싫어서」농담으로 맞받아치는 경우도 많지만 이럴 때도 「싫다」는 본인의 거부의사를 명확히 담아야 한다.
「언중유골(言中有骨)」식 대응이 힘들다면 아예 정색하고 거부하는 편이 낫다.음담패설엔 더 진한 음담패설로 응수하는 방법도있지만 장기적으론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평.
한국성폭력상담소 장윤경간사는 『성희롱이라 여겨지면 혼자 끙끙앓지 말고 믿을만한 주위사람에게 털어놓으라』고 말한다.직장에서「기피인물」로 찍힌 능글맞은 사내인물에 대한 정보도 빨리 알면알수록 좋다.정도가 심한 성희롱을 반복해 당 할 경우 여직원회.한국여성민우회((02)277-7883).한국성폭력상담소((02)529-4271)등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좋다.
뭐니뭐니 해도 예방이 최고.특히 성희롱이 빈번히 벌어지는 술자리에선 「상사의 바로 옆자리에 앉지 않는다」「다른 동행(同行)이 있을 때만 차를 얻어탄다」등 원칙을 세워놓고 행동하는 편이 좋다.
이런 개인적 대비책 못지않게 절실한 것이 회사차원의 공감대 마련. 국내 기업 최초로 지난해 11월 사내 「성희롱 지침서」를 발간,배포한 금호그룹 경영기획팀 김행석차장은 『사내통신망 등 성희롱접수 창구를 마련,접수된 안건은 사안에 따라 1차로 성희롱방지위원회를 거쳐 인사위원에 정식안건으로 해당자의 징계여부까지를 토의한다』고 소개한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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