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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열린음악회 LA서 해외 첫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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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7일 밤(미국시간) 로스앤젤레스의 명소로 그래미상 시상식 단골 무대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앰피시어터는 우리 교포들의 화음.환호.어깨춤이 어우러진 축제마당이었다.
KBS는 이날 밤8시(한국시간 8일 오후1시)이곳에서 『열린음악회』를 열었다.열린 음악회 사상 첫 해외공연이었다.
『세계로 가는 기차를 타고….』녹색지대와 노이즈가 등장해 흥겨운 가락과 몸짓을 선보이자 객석은 곧바로 달아올랐다.
교포들과 캘리포니아주립대의 미국인 학생 2백여명등 극장을 가득메운 한국.미국인 6천여명은 금세 신명이 난듯 우레같은 박수와 환호로 호응했다.
사회자 장은영 아나운서는 『200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민족의 힘을 하나로 엮으려고 왔다』고 음악회 개최취지를 설명했다. 계속해 『오늘같은 밤이면』(박정운)『사랑을 할거야』(녹색지대)『이브의 경고』(박미경)등 빠르고 밝은 리듬이 흥을 더욱 돋웠다. 다음은 이선희 차례.그녀는 『아름다운 강산』『광야에서』로 조국애를 자극하더니 교민자녀 31명과 함께 동요 『오빠생각』『반달』『고향의 봄』을 합창,교포들의 눈물샘을 건드렸다.나이 지긋한 교민들이 눈가를 훔치면서도 어린아이처럼 목청높 여 따라 부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객석이 아련한 감동에 싸여 있는 사이 녹색지대.노이즈.박정운.박미경.이선희와 대한항공 승무원 18명이 손잡고 나와 88 서울올림픽의 노래 『손에 손잡고』를 합창했다.
올해 미주취항 25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사장 趙亮鎬)은 이번음악회경비 1백만달러(약7억9천만원)를 전액 지원했다.
『손에 손잡고』로 무르익은 화합의 분위기를 70년대 후반 전세계를 주름잡았던 흑인가수 도나 서머와 흑인 랩 그룹 「3T」도 잘 이어갔다.
소프라노 신지화씨와 테너 임웅균씨는 가곡 『그리운 금강산』『푸니쿨리 푸니쿨라』와 오페라 아리아 『여자의 마음』,가요 『눈물젖은 두만강』『타향살이』,민요 『밀양아리랑』,팝송 『Top of The World』등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청중을 열광시켰다. 마지막으로 나온 인순이는 특유의 발랄한 율동과 『찔레꽃』『처녀 뱃사공』『소양강 처녀』등 트로트 메들리로 장내를 환호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애국가 합창으로 막을 내린 이날 열린 음악회 무대는 아카데미상 시상식과 프랭크 시내트라쇼의 무대장식으로 유명한 보브 키리너가 꾸몄다.총경비는 50만달러.
연주는 노먼 메이저악단이,지휘는 존 크로브자 디즈니랜드악단 지휘자와 정성조 KBS관현악단장이 번갈아가며 맡았다.
이날 공연은 3월3일 저녁6시 KBS-1TV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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