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아빠를 도우며 얻은 보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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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아빠는 10평정도 되는 세탁소를 운영하신다.방학을 맞은 나는 오늘도 기계 돌아가는 소리에 일어나 시계를 본다.오전11시가 막 지나가고 있었다.반쯤 감긴 눈을 비비며 방문을 열었다.아빠는 의자에 앉아 신문을 보고 계셨다.
『아빠』하고 부르면 『밥좀 차려라』하시는 말씀에 나의 아침은시작된다.대충 방을 치운 뒤 밥상을 차려드렸다.다먹고 나머지 그릇을 설거지통에 담아놓고 방에서 영어공부를 했다.
한참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빠가 나를 부르지 않았다.『히히』하고 웃는 순간 『옥영아』하고 부르셨다.아빠는 나에게 눈짓을 하셨다.내가 할 일은 검정양복에 묻어있는 흰색 털을 털어내는 것이다. 나는 테이프를 들고 양복을 털기 시작했다.다른 날보다 오늘은 빨리 끝냈다.3개정도 털고 방에 들어왔다.
10분쯤후 아빠가 또 부르셨다.『길 건너편 서울식당에 옷 좀갖다주고 와』하시는 말씀에 내 귀가 쫑끗했다.왜냐하면 그 식당으로 배달갈 때마다 아주머니께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라고 1천원을 주시기 때문이다.
나도 돈에는 약한가보다.아빠의 말씀이 떨어지기도 전에 그 식당으로 달려가서 세탁비를 받아왔다.역시 1천원도 주셨다.가게를둘러보니 한가지 일만 하면 될 것같다.아까 설거지통에 담아놓은그릇을 씻고나면 할 일을 다한 것이다.항상 일 을 끝내고 녹초가 돼 들어오시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그 정도는 당연히 큰 딸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일을 통해 얻는 보람과 경험으로 앞으로의 내 생활도 더욱 빛날 것이다.저녁에 아빠가 들어오시면 다리를 주물러드려야겠다.
김옥영 부천북여중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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