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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서 끙끙 앓는 운동매니어들

중앙일보

입력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이 2005~2007년 내원환자를 분석한 결과 2005년에 23%를 차지했던 20~40대가 2006년엔 28%, 2007년엔 34%로 증가했다. 연세사랑병원 관절내시경센터 조승배 소장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레저활동이 활발해지고 스포츠 인구가 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방십자인대는 무릎 관절에 있는 4개의 인대 중 하나로 관절이 앞으로 틀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주로 체중의 2~3배 하중이 전달되는 축구·산악자전거·스키 등과 같이 격렬한 운동을 하다 세게 부딪히거나 심하게 꺾여 손상을 입게 된다. 점프 후 착지할 때 등산 후 내려올 때 무릎에 갑자기 하중이 가해지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 자연치유 잘 안돼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본인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뚝’하는 파열음이 크게 난다. 관절 내 출혈로 인해 무릎이 붓고 걷기 힘들 만큼 아프다. 그러나 며칠 지나면 통증이 줄어 타박상으로 오인하기 쉽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어 무심코 넘기다 치료시기를 놓치기 일쑤다.
  하지만 이를 오래 방치하면 만성적인 무릎 통증으로 인해 불편을 느낄 수 있다. 반월상연골 파열이나 퇴행성 관절염 등 2차적인 무릎관절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치료 방법으로는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전자는 보조기 착용, 재활치료(근육훈련)로 일상생활과 병행하는 방법이다. 고령이거나 사무직종에 종사하면서 운동을 즐기지 않는 환자에게 적합하다. 파열이 30~40% 정도로 경미하고 동반 손상이 없을 때 해당된다. 반면 젊고 활동적인 연령층은 대부분 재건수술을 해야 한다. 전방십자인대는 자연치유가 되지 않아 재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술은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이뤄진다. 2~3일 정도 입원한 후 곧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격렬한 종목을 제외하곤 웬만한 운동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 | 만성병 발전 가능성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 위 뼈와 아래 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는 반달 모양의 물렁뼈다. 체중 전달, 충격 흡수, 관절 연골 보호, 관절의 안정성 유지 기능을 주로 담당한다.
  반월상 연골판은 축구·농구·테니스 같이 하체의 움직임이 많은 운동을 할 때 손상되기 쉽다. 무릎 아래쪽이 고정된 상태에서 갑자기 무릎의 윗부분이 뒤틀리는 동작에서 주로 발생한다.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될 경우 2~3일 통증이 있다가 점차 완화된다.
  움직임이 크지 않으면 통증을 못 느낄 정도여서 증상이 호전됐다고 느끼기 십상이다. 하지만 자연치유력이 매우 떨어지는 조직이어서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충격으로 찢어진 연골 조각이 관절 사이로 끼어들어 관절의 움직임을 방해하거나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머지 반월상 연골판과 관절 연골에 추가 손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조 소장은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자연치유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무릎을 다쳤을 때엔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라”고 권했다.
  손상 부위가 미미하면 봉합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파열 부위만 봉합하는 것이므로 반월상 연골판의 본래 기능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봉합이 가능한 경우는 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개는 부분 혹은 완전 절제 수술이 적용된다. 부분 절제는 손상 부위만, 완전 절제는 절반 또는 그 이상을 떼어내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뼈와 뼈가 맞부딪혀 퇴행성관절염이 조기에 올 수 있으므로 반월상 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조 소장은 “외상을 입지 않도록 평소 운동을 통해 무릎의 근육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며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것도 외상을 예방하는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도움말=연세사랑병원 관절내시경센터 조승배 소장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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