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테니스 세계랭킹1위 슈테피 그라프 부친 탈세 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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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여자테니스 세계랭킹 1위 슈테피 그라프(독일)의 재산을 관리해온 그녀의 아버지 페터의 탈세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공식 수사결과가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탈세 액수.방법등이 알려지면서 그라프를 궁지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을 조사중인 독일 만하임 세무당국은 페터가 89년부터93년사이 5천1백만마르크(약2백50억원)를 탈세했다는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당국은 그라프의 재산 상당부분이 소득세가 면제되는 네덜란드령 서인도제도 안틸렌을 거쳐 리히텐슈타인의 은행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골프컨설트」라는 암호명으로 소유주의 이름없이번호로만 된 계좌에 그라프의 상금이 숨겨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10개월간 탈세 스캔들에 시달려온 그라프는 최근 벨트 암 존탁지와의 회견에서 이 사건과 관련,스스로 실수를 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인했다.그라프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내가 모른 것이 실수라면 실수고 내가 이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럴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상으로 각종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그라프는 『테니스에 몰두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다』며 이 사건으로 엄청난 심적 고통을 받고 있음을 실토했다.
한편 독일 주간 슈피겔지 최근호는 이 사건에 대한 공소가 오는 3월말 매듭지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를린=한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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