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內 경제분석가 갈수록 찬밥-미국기업 새경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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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미국의 기업내 경제분석가들이 설 땅을 잃고 있다.
많은 분석가들이 이미 해고됐고 그나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도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IBM은 70년대까지만 해도 26명의 박사급 경제분석가를 고용했으나 지금은 한 사람도 없다.금리.물가.소비동향 등의 경제지표 예측을 위해 거액을 들여 이들을 고용했지만 이들의 예측은빗나가기 일쑤였다.
씨티은행은 최근 자체 경제전망을 포기한다고 밝혔다.지금까지는스스로 예측한 금리를 기준으로 대출과 차입의 균형을 맞춰 왔으나 앞으로는 자산만을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사내 경제분석가들이 경영자들의 눈밖에 나기 시작한 것은 70년대초.당시 기업들은 유류파동에 따른 격동기를 맞아 경제분석가들의 예측능력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결과는 실망스러운 것이었다.또 80년대에는 스태그플레이션,90년대에는 세계 경제 통합의급진전등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경제상황이 펼쳐지면서 이들의 헛다리짚기는 더욱 심해졌다.
사내 경제분석가들을 방출하고 있는 기업들의 생각은 한마디로 경제예측을 통해 위험을 피하기보다는 아예 위험에 순응하겠다는 것이다.이들은 파생금융상품을 이용해 환율.금리 등의 변동위험을미리 차단하는 한편 사업재구축으로 상황변화에 민 첩하게 대응할수 있는 기초체력을 기르고 있다.
필요한 최소한의 경제예측자료는 외부기관에 의뢰한다.1년에 단돈 5백달러면 외부기관에서 50여종의 경제예측지표를 공급받을 수 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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