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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병들 온수 목욕, 주 1회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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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겨울 군 장병들은 평년에 비해 춥게 지낼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유류 절약 대책으로 장병들의 막사 실내 온도를 평년의 섭씨 20도에서 18도로 낮추기로 했다. 또 장병들의 온수를 이용한 탕 목욕 횟수도 주 1회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7일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에서 초고유가에 따른 군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교육훈련시간 축소 등 유류 절약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국방부의 국·실장이 참석했다.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은 회의장에 직접 오지 않고 화상회의시스템을 이용해 논의에 참가했다.

이날 회의에서 각 군은 유류 절약의 마지막 단계인 4단계를 시행키로 하고 올해 군 전체에서 인가받은 유류 사용량의 14%인 83만 드럼을 줄이기로 했다. 유류 절약을 위한 방안에는 샤워 시설을 절수용 샤워기로 교체해 물 사용을 억제하고, 화장실과 비상계단에는 자동감시센서가 달린 전등을 설치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병들의 기본권을 고려하되 유류와 전기·수돗물 등을 아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아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와 각 군은 관용·개인차량의 경우 홀수일과 짝수일로 나눠 운행하는 2부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국방부 및 충남 계룡대의 육·해·공군본부 청사 등의 승강기는 4층 이하는 운행하지 않고, 5층 이상도 격층으로만 운행한다. 야근자는 사무실 전체를 밝히는 조명등을 켜지 않고 개인용 스탠드 전등을 사용하며 청사 밖 경관 조명등은 모두 끄기로 했다.

각 군별 절감 방안도 제시됐다.

육군은 야외 기동훈련에 기름 소모가 많은 전차 등 기동장비를 3분의 1 수준만 동원하기로 했다. 전방부대 및 탄약고의 경계 등에도 취약지역 위주로 점등하되 그렇지 않은 지역은 가급적 소등하기로 했다. 대신 야간감시장비(TOD)를 활용할 계획이다.

해군은 함정을 동원한 교육훈련 횟수를 27% 줄인다. 함정들이 정비를 위해 진해 군수사령부로 오지 않고 정비요원을 이동 중인 함정으로 보내 항해 중에 정비하는 방안도 실시하기로 했다. 공군도 조종사 1인당 연간 비행훈련 시간을 현재의 134시간에서 2시간 축소할 계획이다. 부족한 비행훈련은 지상 시뮬레이션 장비를 이용한다. 프로펠러가 4개인 C-130 수송기는 지상 활주로 이동 시 프로펠러 2개만 가동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부의 비상조치와 연계해 군의 전투준비태세 조정 등 위기상황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때는 1320억원이, 170달러로 올라갈 경우 2068억원의 군 유류예산이 각각 부족할 것으로 판단돼 고강도 절약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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