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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D-3] "뒤집기" "굳히기" 막판 득표전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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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 경기 성남 분당 갑
고흥길.허운나 "내가 더 우세"

경기도 성남의 분당갑은 서울 강남 지역에 버금가는 고소득 화이트칼라층이 밀집한 지역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이다. 그러나 탄핵풍은 열린우리당 허운나 후보를 이곳에서 재선을 노리는 한나라당 고흥길 후보보다 한때 20%포인트나 앞서게 했다. 탄핵풍의 위세가 점차 꺾이고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이 겹치면서 이제 그야말로 박빙의 승부처로 변했다.

지난 9일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高후보는 "이제 조금 앞서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탄핵풍이 잦아들면서 유권자들이 인물과 공약의 실현가능성 등을 꼼꼼히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高후보는 교통난 해소를 위한 우회도로 건설, 과학고.영재고 유치 등을 중점 공약으로 내걸었다.

許후보 측도 鄭의장 발언으로 인한 타격을 시인했다. 그러나 許후보는 "여성들로부터 여전히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주부들의 최대 관심사인 사교육비 경감과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등을 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유권자들의 표심도 대세를 가늠키 어렵게 엇갈렸다. 중앙공원에서 산책 중이던 40대 주부는 "주변에 일 잘하는 高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서현역에서 만난 30대 회사원은 "개혁적인 열린우리당 후보를 찍겠다"고 했다.

분당=강갑생 기자

*** 경북 영주
'관료 출신' 대 '검사 출신' 격돌

참여정부가 들어서며 중용됐던 관료출신과 한직으로 밀려난 검사출신이 맞붙었다. 열린우리당 이영탁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반면 한나라당 장윤석 후보는 盧정부의 서열파괴 인사로 법무부 검찰국장에서 서울고검 차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사표를 던졌다. 그런 만큼 양측의 각오가 남다르다. 영주는 열린우리당이 경북지역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장담하는 지역이다. 그래서 경북지역에서 한나라당의 '싹쓸이'여부는 영주의 승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작은 李후보의 압도적 우세로 출발했다. '탄핵풍'과 지역 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당선 가능성이 50% 이상을 넘었다. 그러나 '노풍(老風)'과 '박근혜 바람'이 불면서 張후보의 지지도가 급상승하며 판세는 혼전 양상이다. 張후보는 "지난 6일 朴대표의 영주 방문 후 지지율이 반전됐다"며 "'거여견제론'과 '경제파탄 심판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李후보는 "노인 폄하 발언이 악영향을 줬지만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고 맞받았다.

바닥 민심도 팽팽했다. 시내 중앙시장에서 국밥집을 하는 閔모(60.여)씨는 "李후보는 공직경험도 많아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택시기사 朴모(49)씨는 "노인 폄하 발언으로 열린우리당은 신뢰를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

영주=신용호 기자

*** 강원 영월-평창-태백-정선
겨울올림픽 유치 놓고 '실세론 경쟁

서울의 일곱배 면적인 강원 영월-평창-태백-정선지역에는 요즘 '실세'논쟁이 불붙고 있다. 이곳은 폐광지역인 태백에 유권자의 절반 이상(5만여명)이 밀집해 있고 2014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가 숙원인 지역. 초반 여론조사상으론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열린우리당 이광재 후보가 '힘 있는 실세후보론'을 내세워 기선을 제압한 양상이다.

그러나 李후보의 '실세론'에 한나라당 김용학 후보가 '허세론'을 앞세워 제동을 걸고 나섰다. 金후보는 전북 무주가 평창과 겨울올림픽 유치를 놓고 경쟁 중임을 부각하고 있다. 그는 방송연설 등에서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의장이 전북 출신이고, 정세균 정책위원장의 지역구가 무주"라며 "초선에 도전하는 李후보가 넘을 수 있는 벽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신이 김운용 IOC위원의 올림픽 유치방해 사실을 폭로했다는 점과 폐광지역 특별법 개정 등을 추진하며 크고 작은 지역민원을 해결해왔다는 점도 알리고 있다.

金후보의 공격에 李후보는 "금배지를 달고도 겨울올림픽을 유치하지 못하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면서 배수의 진을 쳐놓고 있다.

종반 판세 예측은 양측이 엇갈린다. 李후보측은 "안정적으로 앞서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金후보측은 "다 따라잡았으며, 곧 추월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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